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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논란, 대화거부, 퇴진불가 천명...파업에 대처하는 KBS 모습

사장, 이사장, 보도본부장 등 구설수

최승영 기자  2017.09.07 14: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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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부터 총파업이 진행 중인 공영방송 KBS에서 ‘폭행 논란’, ‘대화 거부’, ‘퇴진불가 천명’ 등의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KBS구성원들의 사장 퇴진과 이사회 해체 요구 속에서 간부와 사장, 이사장이 보인 반응들이다.

홍기섭 KBS보도본부장은 6일 폭행 논란의 당사자가 됐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는 이날 홍 본부장이 이사회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KBS본부 조합원에게 팔을 휘두르는 장면이 포함된 영상(유튜브 링크)을 공개했다. 이날 오후 4시로 예정된 KBS이사회에 앞서 조합원들이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 퇴진’ 의사를 전하는 피케팅을 진행하던 중 홍 본부장이 “새노조 집행부를 폭행하고 밀치며 이사회에 들어갔다”는 것이 KBS본부 측의 주장이다.



영상을 보면 홍 본부장은 조합원들이 “고대영과 함께 사퇴하십시오”라고 외치며 뒤따르는 가운데 자신의 앞쪽에서 휴대폰을 들고 있던 윤원섭 KBS본부 사무처장의 손을 치며 “너 왜 남의 허락을 안 받고 찍어”라고 말했다.

KBS 사측은 영상 공개 후 “조합원 폭행이 아니라 얼굴을 무단 촬영하는 스마트폰을 뿌리친 것”이라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KBS 사측은 “홍 본부장이 노조원들에게 촬영을 하지 말 것을 요청하면서 계속 걸어갔는데 이 때 한 노조원이 앞쪽으로 뛰어가면서 정면으로 홍 본부장의 얼굴을 촬영했다”며 “촬영을 막기 위해 오른손으로 스마트폰을 뿌리친 것이지 폭행을 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KBS기자협회와 언론노조 KBS본부는 7일 이에 대해 각각 성명을 내고 홍 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기자협회는 “홍기섭 본부장은 냉철하고 공정해야 하는 공영방송 KBS의 뉴스를 책임질 수장으로 자격이 없음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며 “폭력을 행사한 데 대해 부당함을 지적하자 반성하거나 사과하기는커녕 또 다시 기자협회원의 휴대폰을 낚아채려 했다. 이 같은 행위는 이번 폭력 행사가 우발적인 실수가 아니라 보도본부장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갑질’을 보여주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홍 본부장의 해명에 대해서는 “9시 뉴스 앵커였고 공영방송의 간부인 홍기섭 본부장은 공인임에 틀림없다. 어느 방송기자가 공인에 대해 허락을 받고 영상취재를 한다는 말인가. 더구나 카메라 렌즈를 가린 정도가 아니라 팔을 휘둘러 내리치는 행위는 명백한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영상을 찍은 노조 임원들이 “평화적이고 정당한 쟁의행위를 하고 있었다. 물리적으로 가는 길을 막은 것도 아니었다. 촬영에 항의를 하려면 말로 하면 될 일”이라며 “기자라는 직함으로 수십 년을 행세해 왔으면서 ‘내 얼굴만큼은 허락받고 찍어라’는 주장 역시 어이가 없다. 앵커와 보도본부장까지 지낸 사람이 ‘초상권’ 운운하는가. 언론장악의 부역자들에게 그런 권리가 없음은 이미 영화 ‘공범자들’ 상영과 관련한 법원 판결로 확인된 바 있다”고 비판했다. 또 사퇴를 거부할 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노조 쪽의 대화 요구를 묵살해 온 고대영 KBS사장의 태도는 계속 유지됐다. 고대영 사장이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 평창으로 이동하자 KBS본부 조합원 60여명이 대화를 요구하며 따라갔지만, 고 사장은 현장에서 1시간30분 가량을 승용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버텼다. 차량 밖에서는 KBS구성원들이 비를 맞으면서 계속 대화 요구를 했다. 당초 고 사장은 이날 오후 이사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사회 참석 대신 평창행을 택했다.

성재호 본부장은 이날 페이스북 라이브(관련 영상 링크)를 통해 "4시에 이사회가 있는데도 (평창에서) 이러고 있다. 잠깐 내려서 대화 좀 하자는데, 지금 대화가 어렵다면 언제 어디서 만나자고 얘기라도 해 보자는데 (아무것도 않고 있는 게) 이게 공영방송 KBS 사장인가. 너무너무 창피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KBS 사장이 동계올림픽 어떻게 해 보겠다고 온 모양인데 직원들이 파업하고 있는데 무슨 수로 동계올림픽을 치르나. 사장이 중계하고 뉴스, 프로그램을 만들 것인가. 내려서 우리와 뭐라도 얘기해 봐야 하는 것 아닌가. 동계 올림픽 치르는 데 가장 걸림돌이 고대영 사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인호 KBS이사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노조 쪽의 얘기를 듣겠다던 말을 바꿔 언론노조 KBS본부 오태훈 부위원장의 이사회 참석을 막아 비판(관련 영상 링크)을 샀다. 이사회가 개최된 KBS본관에는 안전요원들이 배치돼 오태훈 부위원장을 대동한 구 야권추천 김서중, 권태선 이사의 이사회 참석을 가로막았다. 결국 오 부위원장을 제외한 구 야권이사들만 이사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앞서 이 이사장은 지난 5일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언론장악을 다룬 영화 ‘공범자들’ 관람 후 이어진 KBS본부 조합원들의 인터뷰에서 구성원들의 사장 퇴진 요구에 “고대영 사장을 해임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한 바 있다.  

이 이사장은 또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태 당시 KBS가 방송을 잘 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다른 방송사보다 잘했다"며 "나만큼 보도 공정성에 관해 소신 있는 사람도 없다”고 답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