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자들’ 패러디 ‘파업자들’ 호응
MBC·KBS 총파업 첫날인 지난 4일, 구성원들의 결의를 분명히 밝히는 출정식이 각각 열려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 진지하고 심각한 가운데서도 재미가 있고 웃음꽃이 피면서 어깨를 걸고 함께 싸우는 동료들의 면면을 다시금 확인한 자리가 됐다는 평.
특히 이날 오후 MBC 본사와 지역 MBC 조합원 1500여명이 모인 합동 출정식에선 MBC 해직자인 최승호 뉴스타파 PD의 영화 ‘공범자들’ 예고편을 패러디한 ‘파업자들’이 상영돼 높은 호응. 해당영상은 MBC 구성원들이 벌여온 유쾌발랄한 투쟁의 일환인 ‘마봉춘세탁소’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공개돼 있는데 “본격 상업영화 ‘공범자들’의 관객 20만 돌파 소식을 듣고 불타는 질투심에 ‘따라’ 만든 ‘파업자들’”이라는 소개가 붙음.
같은 시간대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는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조합원 중 800여명이 집결해 출정식을 엶. 7일 KBS노동조합도 총파업을 예정해 파업참가 인원은 증가할 전망. 축하공연과 파업 관련 영상, 외부 연대사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KBS 구성원들은 울고 웃으며 경청. 현장에는 드론이 날아다니며 이들의 모습을 담았고, 구성원들은 손을 흔들며 화답.
사측, 업무 복귀 종용 입장문
구성원들이 총파업에 돌입하자 KBS와 MBC 사측은 4일 조속한 복귀를 종용하는 입장문을 각각 냄. 취재·제작현장으로의 복귀를 요구하는 내용이지만 미묘한 뉘앙스 차이. KBS 사측은 북한의 6차 핵실험을 이유로 국가기간방송의 책무를 방기하지 말자는 취지, MBC 사측은 “언론노조의 파업은 정치 파업”이라며 회사의 경쟁력 추락에 우려를 드러내고 방송과 회사 운영에 필요한 필수 인력 복귀 등을 요구.
언론노조 KBS본부는 “호들갑을 떨며 상황을 과장하고 위기를 조장하는 게 공영방송 경영진이 할 짓인가”라고 했고, 언론노조 MBC본부는 “김장겸 일파가 즉각 퇴진하는 길만이 초유의 정파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밝힘.
총파업에 따라 방송 파행도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 KBS에선 ‘뉴스9’의 평일·주말 방송시간이 20분씩 축소되는 등 뉴스부터 차질. MBC에선 간판 주말 예능이 재방송, 스페셜방송으로 대체, 결방 속출.
파업국면 언론노조 조합원 급증
제작거부, 총파업 국면에 접어들며 양대 공영방송사 언론노조 조합원 급증. 언론노조 KBS본부는 기존 1700여명대이던 조합원 수가 2~3주 간 폭증, 현재 2000명 돌파. KBS본부 관계자는 “현재 교섭대표 노조인 KBS노동조합과 (조합원 수가) 비슷하거나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 현재 무노조 상태인 구성원들의 향후 조합 가입 여하에 따라 과반수를 점한 교섭대표 노조 될 가능성도 열려 있음. MBC본부 역시 서울에서만 1160명이 넘어, 전체 조합원 수가 최전성기인 2000명을 넘었다고 4일 밝힌 바 있음. 
전국 기자들 “‘만절필동’의 싸움될 것”
KBS와 MBC 구성원들의 제작거부, 총파업에 전국 기자들이 지지 의사를 표명. 제주와 전북, 부산, 강원기자협회가 5일 현재까지 두 공영방송사 동료들에게 힘을 보태는 목소리를 냄. 이들은 그간 공영방송사에 소속된 동료들이 겪어온 고통과 인내의 시간에 공감을 표하며 KBS, MBC의 뉴스가 공정성과 신뢰성을 회복하고 다시 시청자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연대하겠다고 밝힘. 강원기협은 지난 3일 성명에서 “‘만절필동’이라고 했다. 황하가 수없이 꺾여 흘러가도 결국은 동쪽으로 흘러가듯이, 지금은 힘겹지만 공정보도를 향한 언론인의 절규가 모여 결국은 언론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리라 믿는다”고 게재.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