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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MBC 4일 총파업...보직간부 57명 "자리 내려놓겠다"

'유배지' 구성원도 파업 동참 선언

이진우 기자  2017.08.30 15: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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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내달 4일 총파업에 들어간다. 30일 오전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를 공개, 93.2%(총원 대비 89.2%)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파업 찬성률은 지난 201171.2%, 201685.42%보다 높은 수치로, 역대 최고치다.

    

이날 점심에는 450여명의 MBC 구성원들이 로비에 모여 투표 결과를 공개하고, 구로와 경인지사, 여의도 등 이른바 유배지로 쫓겨난 32명의 기자들도 상암동에서 함께 파업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정형일 기자는 상암동에 정확히 210개월 만에 들어왔다. 회사는 구성원들에게 자존심을 상하게 해서 스스로 나가길 바랐지만, 우리는 단 한명의 이탈자 없이 갈수록 공고하고 단단하게 버텨냈다우리들이 앞으로 할 일은 방송을 제대로 돌려놓고 외부에 쫓겨나있는 사람들도 모두 돌아와서 신나게 일하는 것이다. 얼마 남지 않았다. 힘을 내보자고 강조했다.

 

같은 자리에서 이근행 PD도 울먹이며 발언을 이어갔다. PD수년 새 감정이 메말랐다고 생각했다. 송출실에서 일해도 김민식PD와 즐겁게 일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 그렇게 웃던 동료들이 우는 모습을 봤다감정에 상실해 가는 나 또한 정상이 아니다. 상처입고 불행해진 인생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재철 전 사장의 농간으로 특별채용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호봉도 근속도 날려버린 불명예와 치욕의 귀환이었다. 저들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서라도 이길 수만 있다면 가자는 마음으로 왔다우리는 끝내 굴복하지 않았다. 앞으로 더 처절하게 싸워서 이기자고 촉구했다.

 

지난 2012170일 파업 당시 해고된 해직언론인 6(강지웅 박성제 박성호 이용마 정영하 최승호) 가운데 박성제 기자, 박성호 기자, 최승호 PD도 집회에 참석해 후배들에 힘을 보탰다. 박성호 기자는 후배들의 발언 모습을 보면서 차라리 해고된 게 속편하구나란 생각마저 들었다. 그만큼 여러분들에게 빚도 지고 있다고 늘 생각했다이라며 시민들은 정의의 시대를 잡으라고 촛불을 들었다. 그리고 우리는 시민과 결탁하고 손을 잡았다. 하루빨리 시민에게 돌아가 빚을 갚자고 밝혔다.

 

이날 MBC 보직간부 57명은 경영진의 용퇴를 요구한다는 성명을 통해 총파업에 돌입하면 간부들도 보직을 사퇴하고 경영진의 책임과 결단을 요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MBC의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하고 후배들에게 MBC의 영광 재건의 기회를 물려주고자 한다면 물러나야 한다. 구성원들의 지지를 바지 못하는 경영진의 리더십으로는 MBC호가 위기의 파고를 넘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MBC의 보직간부는 특임국장까지 포함해 총 159. 기자들의 제작거부 선언 당시 보직을 사퇴한 10명의 간부를 포함하면 지금까지 보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힌 간부는 모두 67명이다. 간부의 절반 가량이 이름을 밝히고 경영진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김연국 MBC본부장은 지난 9년간 저항하지 않아야 될 이유가 수백 가지였지만 저항해야 할 이유는 방송사 종사자로서 기본적 자긍심과 윤리·정의 등 두세 가지 뿐이었다. 우리는 정의, 공정방송, 양심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앉아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MBC는 폐허가 됐다. 과거의 영광이 무너졌던 그 약점까지 철저하게 점검하고 드러내서, 제대로 된 방송으로 국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