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경쟁력이 약해졌다.” “업무 지시가 정교하지 못해 기자들 피로도가 크다.”
지난 24일 경향신문 사옥 5층 여적향에선 ‘디지털 개편안 평가 및 소통방안 마련을 위한 편집국 워크숍’이 열렸다. 지난달 19일부터 취재기자는 온라인 기사만 출고하고, 지면 제작은 5명의 에디터들이 전담하고 있는 경향신문이 개편 5주 만에 중간 평가를 한 것이다. 워크숍에 참석한 40여명의 기자들은 개편안의 잘못된 부분을 거침없이 지적하며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경향신문 노동조합 특보에 따르면 이날 주로 제기된 문제점은 디지털 피로감과 인력 피로감이었다. A기자는 “입사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도 온라인퍼스트를 했는데 뭐가 달라졌나 생각해보니 당시엔 인력도 더 있었고 지면 중심 제작이라 지면이 결정되면 여유 시간이 있었다”며 “그런데 최근 6개월을 돌아보면 온라인 채워 넣는 것에만 신경 쓰느라 여백이 없어졌다. 온라인 방향은 맞다고 생각하지만 효과를 내려면 무엇을 달라붙고 무엇을 안 써야 하는지 정교한 업무지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B기자도 “데스크와 부장들의 지시가 정교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보고 올린 것에 대해 옥석을 가려주고 쓸 건 쓰고 아닌 것은 킬하는 식으로 비효율이 생기지 않게끔 해야 한다. 콘텐츠 계획에 잡아놓으면 후배들은 그걸 다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인력 배치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C기자는 “편집국장이 편집국의 인력재배치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저희 부서 취재기자가 5명인데 인력 많은 회사와 3배까지 차이가 난다. 이런 상황에서 취재에 시간을 쏟기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D기자는 “온라인 강화해야 한다는 건 편집국 구성원들 중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모바일 쪽 인력만 강화하면 반발이 나온다”며 “현장이 비면 ‘온라인’이라는 말만 들어도 반감이 생긴다. 취재부서 인력이 줄어들 경우 단독 및 다른 콘텐츠 생산이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콘텐츠 지휘가’로 불리는 부장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E기자는 “부장들이 오후가 되면 지면 체제와 동일하게 데스킹을 한다”며 “5명의 에디터가 지면을 만든다는 기조는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김민아 편집국장은 기자들의 지적에 대체로 수긍하며 개선 방향을 밝혔다. 김 국장은 정교한 업무 지시와 관련해 “인력 문제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교하고 철저한 업무지시가 있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이 부족해 2차적 피로까지 생겼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업무지휘 정리하는 것은 에디터들과 의논해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부장의 역할과 관련해선 “부장들은 법조에서 A발제가 올라오고 다른 부서에서 B 또는 C발제가 올라왔을 때 이것만으론 기사가 안 되겠다 싶으면 이들을 융합해 D라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며 “부서장 역할이 중요한데 제가 적극적으로 지휘를 못 했다”고 했다. 이어 “사회 분야는 에디터 혼자 지면을 책임지기가 어려워 사회부장과 정책사회부장이 일부 제작을 돕고 있다”며 “인력 부분은 끝까지 약속을 못 드리겠다. 장기과제로 가겠다”고 밝혔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