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 PD, 아나운서들이 공정방송의 기치를 내걸고 김장겸 사장 등 경영진의 사퇴를 요구하며 제작거부를 하고 있는 가운데, 25일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KBS MBC 정상화 시민행동에서 주최한 ‘돌마고(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 불금파티’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서는 MBC 아나운서들이 시민들과 ‘프리허그’ 사전행사를 가졌다. 지난 2012년 파업 이후 징계와 부당전보 등으로 TV에서 볼 수 없었던 아나운서들이 직접 시민들과 소통에 나선 것이다. 신동진, 한준호, 서인, 박창현, 김대호 아나운서는 ‘MBC가 힘을 낼 수 있도록 안아주세요’라는 피켓을 들고 MBC 보도 정상화를 위한 시위를 이어갔다.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은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동안 많은 것들이 무너졌다. 많은 언론인들이 해고와 부당징계를 당하고 펜과 마이크를 놓고 엉뚱한 곳에 쫓겨 나갔다”며 “언론의 주인인 국민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가짜주인이 움켜진 언론을 진짜 주인인 국민에 돌려놓는 싸움이다.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에 맞서 싸우겠다. 노동자들의 삶을 유린한 모든 것들에 저항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불금파티 본 행사에서는 세월호 유가족이 주축이 된 4.16 가족 합창단이 첫 번째로 무대에 올라 공영방송 정상화에 목소리를 보탰다. 또 지난해 말 촛불광장에서 시민들의 호응을 받은 가수 전인권도 무대에 올랐다.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얼마 전 김대중 전 대통령 8주년 추도식 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조는 듯한 모습을 동영상 뉴스로 만들었다. 그런데 결국 얼굴 빼라고 해서 삭제 당했다. 시청자분들은 망해가는 KBS를 보며 지긋지긋하게 욕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성 본부장은 “KBS 이사회에는 11명의 이사들이 있는데 모두 비상임이사다. 그런데 이인호 이사장에만 유독 관용차가 제공되고 호텔 식사와 음악회 제공 등 국민이 낸 수신료가 줄줄 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부터 기자와 PD들이 파업에 들어가고, 9월이 되면 전면 총파업을 선언한다.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을 반드시 퇴진시킬 것”이라고 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10년 전, 20년 전에는 MBC가 약자의 편에서 공감하는, 만나면 좋은 친구이자 가장 신뢰받는 방송사였지만, 세월호 참사 때 유가족들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언론사로 전락했다. 촛불시위 때는 돌 맞고 쫓겨났다”며 “저들은 처참히 MBC를 짓밟았다. 벌써 10명의 해고자가 나왔다. 200여명이 넘는 기자와 PD, 아나운서를 업무에서 쫓아냈다”고 호소했다. 김 본부장은 “9월 1일에 총파업으로 맞서겠다. 최고의 방송사로 다시 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BS와 MBC 구성원들은 복면을 쓰고 그간 경영진들에 의해 피해 받은 사례를 고발하기도 했다. 정연욱 KBS 기자는 “KBS는 수신료를 내는 유일한 방송사다. 최순실이 세상에 처음 보도된 날 KBS의 보도국장은 최순실이 측근이 맞냐며 무시했다. 관심을 갖지 않으면 이렇게 망가진다”고 설명했다. 정 기자는 “진실을 추구하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그런 사람이 없으면 그 사회는 행복해질 수 없다는 말이 있다”며 시민들의 응원을 부탁했다
또 해고 2000일을 맞이한 이용마 MBC 해직기자와 김민식 MBC PD의 영상통화도 생중계됐다. 사내에서 ‘김장겸은 물러나라’고 외쳤다는 이유로 출근정지 20일 징계를 받은 김 PD는 복막암 투병중인 이 기자에게 공개적으로 통화를 요청했다. 시민들은 "이용마"를 연이어 외치며 이 기자의 쾌유를 기원했다.

이 기자는 “파업 시작하기도 전에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모인 것 보니 우리의 승리는 따놓은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며 “김장겸 체제는 곧 무너진다고 본다. 이미 무너지기 시작했다. 부역했던 사람들 다 내려올 것이다. 버틸 수 있는 힘이 없다. 조금만 더 힘을 내서 정치권력의 힘이 아니라 공영방송을 되찾아오자”고 촉구했다.
현재 MBC는 350여명의 기자와 PD, 아나운서가 제작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다음달 1일 오전 6시부로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KBS 기자들도 오는 28일부터, PD들은 30일부터 제작거부를 선언, 다음달 내로 총파업에 들어간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