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지난달 27일 부사장 인사를 시작으로 잇따라 단행한 본부장, 국장급 인사를 두고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고대영 사장의 인사를 전면 거부한다는 총론부터 인사 면면의 각론에 이르기까지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KBS는 지난 27일자로 조인석 제작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임명한 데 이어 28일자로는 ▲전략기획실장 이선재 ▲방송본부장 김영국 ▲미래사업본부장 김성수 ▲보도본부장 홍기섭 ▲제작본부장 김진홍 등의 본부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KBS는 다음날 국장급 인사를 통해 37명의 보직을 새로이 맡겼다.
인사를 두고 KBS구성원들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언론적폐, 특히 공영방송 개혁을 염원해 온 촛불혁명의 시대 정신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일”이라고 보는 의견으로 목소리가 모인다.
국장급 인사까지 난 1일 팀장급 PD 76명은 성명을 내고 이번 인사에 대해 “공영방송의 임무와 사명에 대한 고려는커녕 KBS존속을 위한 최소한의 책무조차도 고대영 개인의 욕심을 위해 포기할 수 있다는 독단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더 치명적인 것은 이번 인사를 통해 적폐청산이라는 국민의 요구가 무시됨으로써 오히려 KBS가 마치 적폐세력의 교두보로 국민들에게 각인될 우려를 남겼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들은 보직사퇴와 불복종운동을 시사했다.
앞서 인사가 날 때마다 구성원들은 인물 면면의 부적절함에 대해 지적했다. 실제 조인석 부사장은 KBS에서 발생한 황교익 씨와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 등의 출연취소 및 하차 논란과 관련한 블랙리스트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 지목된 바 있다. 아울러 MB정부 출범 이후 이승만 다큐 제작 강행, 독립운동가 정율성 다큐 방송보류 등을 두고도 논란의 당사자였다.
본부장급 인사를 두고선 ‘회전문 인사’라는 평이 나왔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성명에서 “본부장을 서로 ‘돌려막기’ 하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라며 “임명된 지 8개월 밖에 안된 보도본부장을 전략기획실장으로 옮기고, 미래사업본부장을 그 자리에 앉혔다...미래사업본부장에는 김성수 방송본부장을 앉혀 돌려막았다. ‘보도’는 ‘미래사업’으로, ‘미래사업’은 ‘방송’으로 돌려막기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홍기섭 보도본부장 인사와 관련 “이른바 ‘호남’ 출신의 보도본부장을 앉혀 어떻게든 현 정권에 ‘연’을 대 사장 자리를 보전해보려고 하는 알량한 술수”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KBS 한 기자는 “뻔히 보이지 않나. 호남에, 한양대 출신이다. 정부여당의 정권 실세와 잘 얘기해보겠다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KBS기자협회는 홍 본부장이 KBS가 투자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홍보성 보도를 거부했다가 징계를 받은 서영민, 송명훈 기자의 인사위 당시 징계위원으로 참여, “‘개전의 정(잘못을 뉘우치는 마음가짐)’을 내비쳐야 징계수위를 낮추겠다”는 발언을 했다며 “후배 기자들을 탄압한 당사자가 대체 어떤 명분으로 보도본부 수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성명을 낸 바 있다.
국장급 인사를 두고서도 혹평이 잇따랐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정지환 통합뉴스룸 국장의 대전총국장 발령과 관련해 1일 성명에서 “정 국장은 지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초기 ‘최순실이 대통령 측근에 맞냐?’며 물타기 축소보도로 일관하다 우리 뉴스를 완전히 망가뜨리고 시청자의 신뢰를 바닥으로 추락시킨 책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국장을 고향이나 다름 없는 대전·충남 지역의 KBS방송을 총괄하는 수장으로 앉혀 이른바 ‘금의환향’을 시켜주었다는 것은 ‘촛불 국민’이 이뤄낸 새로운 시대에 고대영 사장이 여전히 반기를 들며 불복하고 있음을 입증해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성명에서 이어질 부장과 팀장급 인사를 두고 “사측이 우리 새노조 집행부를 역임한 몇몇 인사들을 상대로 ‘부장 직위’를 주겠다며 회유를 하고 있다는 소식들이 들린다”며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탄식했다. 이어 "이번 인사로 국, 부장 등 보직을 꿰찬 간부들은 역대 최단명 간부라는 오명을 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