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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호 YTN 해직기자 "적폐세력 사장 오면 복직 안할 것"

[제50차 언론인권포럼] 해직 경험과 언론인의 인권보호

이진우 기자  2017.07.27 13: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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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방송을 수반하지 않은 복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실업자 3명 구제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해직자 복직은 언론개혁, 방송개혁이라는 큰 틀에서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조승호 YTN 해직기자가 2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0차 언론인권포럼 <해직 경험과 언론인의 인권보호>에서 적폐세력이었던 사장 하에서 복직은 없다는 뜻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조 기자는 최근 YTN 사장추천위원회가 노종면 YTN 해직기자를 0점 처리하고 서류에서 탈락시킨 걸 보고 상처받았다. 면접 심사에 올라온 4명의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청와대 캠프에 기웃거리거나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권 하에서 정부 비판 보도를 묵인, 축소하는데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인사들이었다언론개혁 속에서 당당한 평가받고 명예롭게 복직하는 걸 꿈꿔왔는데, 그런 적폐세력이 사장이 돼서 경력 세탁을 목적으로 해직자 복직을 시키겠다고 나선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26YTN 사장추천위원회는 신임 사장을 뽑기 위해 최종 사장 후보 4인을 면접 심사에 올렸으나 적격자 없음결론을 내리고 재공모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치권에 몸을 담은 경력이 있거나 YTN에 심각한 영업 손해를 끼쳤다는 평가를 받아온 4명의 후보를 최종 면접자로 선발한 데 대한 내부 반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4인과 달리 노종면 해직기자에게는 대주주 측 사추위원들이 동일하게 ‘0을 주고 서류에서 탈락시킨 데 대해 특정 후보 낙마를 위한 담합 행위라는 비판도 쏟아져 나왔다. 조 기자는 경영능력뿐만 아니라 공정방송 의지, 도덕성, 정치적 중립성, 리더십 등 다양한 평가 항목이 있는데도 사추위원들이 일제히 0점을 준 건,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기자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사장이 엉뚱한 부서로 인사내면 보도는 망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장 선발은 공정방송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해직자 복직은 새로운 사장과 공정한 언론 환경이라는 큰 틀 하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발제를 맡은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도 해직언론인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넘어 언론 개혁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교수는 해직자 복직만으로 언론개혁이 다 이뤄질 것이고 복직된 언론인들이 당장 언론내부의 개혁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면 이는 위험한 발상이거나 현실을 왜곡하는 허상일 수 있다. 복직 그 자체로 끝날 게 아니라 명예회복과 동시에 돌아가서 일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인이 필요로 하는 두 가지의 노동조건은 취재와 보도의 자유’, ‘적절한 수준의 경제적 보상인데, 모두 충족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최근에는 정치적 탄압이나 언론사주의 착취와 더불어 광고주의 외압까지 작용해 자유로울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해직 복직의 범주를 정치적 탄압과 경제적 불공정 행위를 통한 해고로 인한 해직까지 넓힐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명박-박근혜 정권동안 이에 저항해 해직된 언론인들이 다시 복귀한다고 해도 미디어환경이 많이 바뀌어 있는 상태인 만큼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명예회복과 함께 다양한 재교육기관에서의 직능교육 참여기회를 제공하고 제작실무자의 자율권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2년 공정방송을 기치로 내걸고 행한 파업으로 해직된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장 또한 이날 포럼에 참석해 해직언론인이 나왔다는 건 그 사회의 언론이 그만큼 망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해직언론인을 위한 별도의 기구를 조성해 다시는 해직언론인이 나오지 않고 자유롭게 공정보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본부장은 해직언론인은 그 자체로 일반 사업장의 해고자와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개인의 문제, 가정의 문제에서 나아가 그 사회의 문제로 볼 수 있다최근 MBC는 PD수첩의 제작거부를 시작으로 보도 정상화를 위한 싸움을 시작했다. 시사매거진 2580 등 다른 프로그램으로 제작거부가 진행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공영언론을 망가뜨린 현 경영진을 몰아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쉽지는 않겠지만 반드시 해낼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포럼은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교수가 발제를, 김력균 전 OBS PD,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 본부장, 조승호 YTN 해직기자, 임학현 포커스뉴스 해직기자, 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