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보도본부장이 노동조합을 ‘나치’에 비유하는 등 막말을 쏟아냈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에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정기이사회에 출석한 오정환 MBC 보도본부장은 “(노조가) 사람을 같은 사람으로 안 본다. 파업 끝나고 들어온 경력기자들을 희생양 삼아 나치가 유대인 괴롭히듯 괴롭힌다”고 주장했다.
MBC 뉴스의 신뢰도와 시청률 하락의 원인에 대해서는 “사내 비방 세력이 외부 매체와 연계해 (뉴스를) 공격했기 때문”이라며 “노조의 핵심 배후세력들이 뉴스를 정치적으로 악용해 특정 이념으로 끌고 가려는 지향이 굉장히 강하다. 줄세우기에 굴복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자들을 겁박해 한쪽으로 끌고 가는 세력이 있기 때문에 뉴스가 힘을 못 받는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6일 언론노조 MBC본부는 특보를 내고 “다른 사람도 아닌 오정환 본부장의 입에서 이런 발언이 나온 것은 충격적”이라며 “노동조합의 조직, 운영에 지배, 개입하는 행위는 명백히 범죄행위다. 2년 이하의 징역,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있다”고 반발했다.
MBC본부는 “지난 5년 사이 MBC 뉴스의 공신력을 바닥까지 떨어뜨린 주범인 오 본부장은 김장겸 사장의 최측근 하수인으로 고질적인 편파 왜곡보도를 일삼고 뉴스를 사유화했다. 공적 석상에서 근거 없는 허위 주장으로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에 대한 혐오와 적개심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뉴스 파탄의 책임을 노동조합으로 돌렸다”고 비판했다.
6일 열린 방문진 하반기 업무계획 보고에서도 경영본부장이 노조의 행동을 ‘정치적 행위’로 간주하며 방문진 이사들과 마찰을 빚었다. “5년째 언론노조 MBC본부와 단체협약 체결이 안되고 있다”는 이완기 방문진 이사의 지적에 이은우 MBC 경영본부장이 “조합과 회사의 시각 차이가 크다”며 “조합이 회사 측에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발언한 것.
이 본부장은 “(단협에) 여러 가지 쟁점 사안이 있는데, 조합이 양보를 안하고 있고 회사는 기본원칙과 관련 법규 등을 근거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무단협 상황을 해명했다.
이날 방문진에서는 지난 2012년 파업 이후 정직과 부당전보 등의 징계를 받은 100여명의 노조원들에 대한 조치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유기철 방문진 이사는 “업무에서 배제된 기자나 PD들이 할 일이 없어서 취미생활을 하고 있다. 부엌칼도 몇 년 안 쓰면 녹슨다”며 “경영 효율적인 측면에서 해결책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완기 이사도 “평균 연봉 1억 넘는 사람들을 엉뚱한 부서로 배치하는 건 ‘직무유기’다. 인사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적재적소인데 엉뚱한 일 시켜서 회사에 가져오는 손실이 얼마나 크냐”고 꼬집었다.
이에 이은우 MBC 경영본부장은 “구로동 등과 같은 곳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설립됐고 새로운 목적을 위해 인력을 그쪽으로 보낸 것일 뿐”이라며 “회사를 위해서 큰 일을 하라고 보낸 거지, 본인이 일을 안 하는 건 태도의 문제라고 본다. 나름대로 거기서 열심히 하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매년 새로운 인력을 뽑아서 보내는 건 비효율적이다. 일 잘하는 사람을 뽑아다 거기에 보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