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만 서울신문 사장이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경제지 창간을 준비 중인 중흥건설과 MOU를 맺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김영만 사장은 5일 국실장 회의에서 중흥건설과 MOU를 맺을 예정이며 새 경제지와 콘텐츠 제휴를 하고, 서울신문이 인쇄·발송을 대행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과 광주광역시에 기반을 두고 있는 중흥건설은 자산 7조원이 넘는 재계 서열 40위 기업이다. 지난 5월 광주 지역 일간지 남도일보를 인수한 바 있다. 경제지 창간이 이뤄진다면 중흥건설은 두 언론사를 소유하게 된다.
서울신문 다수의 관계자와 기자들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경제지 창간을 준비하면서 서울신문에 콘텐츠 제휴 혹은 공동 창간을 제안했다. 서울신문 구성원들 사이에선 새 경제지 제호가 ‘이코노미서울’이고, 사장 등 임원실이 위치한 서울신문 사옥(프레스센터) 9층에 사무실이 들어온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퍼진 상태다.
하지만 여론 수렴 없이 먼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데다 △공동 창간인지 △중흥건설의 단독 창간에 서울신문이 참여하는 것인지 △단순 제휴와 인쇄·발송 업무 대행인지 △자매지 형식인지 등이 명확히 알려지지 않아 구성원들 사이에서 혼선을 빚고 있다.
새 경제지가 프레스센터에 사무실을 꾸리고 인쇄·발송을 서울신문이 맡는다면, 서울신문은 임대료 등 수익을 챙길 수 있다. 반면 새 경제지는 프레스센터에 입주한 상징성에 서울신문 브랜드를 등에 업고 언론시장에 연착륙할 수 있다. 서울신문이 얻는 수익에 비해 새 경제지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유·무형의 효과를 보는 셈이다.
이런 까닭에 서울신문 내부에서는 비대칭적 MOU가 맺어지는 과정에 의구심을 표출하고, 신생 매체에 서울신문이라는 브랜드만 넘겨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노조는 5일 오후 사내 온라인 게시판에 관련 소문을 확인해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김영만 사장에게 묻는다"며 "지금 사내에서는 서울신문의 경제지 창간 또는 제휴지 발행에 관한 각종 소문과 의혹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서 노조는 지난달 22일 3자 협의체 회의에서 경제지에 관한 질문을 처음했고, 당시 회사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으며 (상대방의 경제지 창업 관련 사업 제안이 있을 때까지) 보안을 지켜 달라고 했다"며 "하지만 제안서 도착일 예정일인 지난달 27일에는 별다른 소식 없이 상대방의 결정이 미뤄졌고, 갑자기 지난 4일 밤에서야 제안서가 도착했다는 소식을 우연히 회사 밖에서 들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번 사안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소문만으로도 서울신문의 경영과 미래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고 판단, 사측에 관련 제안이나 정보가 오면 반드시 공유해 주기를 수차례 요청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난 오늘(5일)까지 아무런 통보나 설명조차 없는 상태"라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으며 조합원들의 질문이 빗발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오늘(5일) 국실장 회의에서 김 사장은 마치 경제지 창간이 확정된 것처럼 발표했다고 알려진 상태라 우리 노조는 더는 기다릴 수가 없어서 직접 게시판을 통해 답변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