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기자 2017.07.05 13:46:24
퇴진 목소리가 MBC 안팎에서 물결이 되고, 부당노동행위를 조사하기 위해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하면서 김장겸 MBC 사장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9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근로감독관을 투입하고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했다. 특별근로감독은 노동관계법령·단체협약·취업규칙과 근로계약 등을 위반하는 중대한 행위로 인해 노사분규가 발생했거나 발생 우려가 큰 사업장에 대해 실시된다. 조사 후 위법행위가 드러나면 사법경찰권을 가진 근로감독관이 사업주와 대표자 등에 대해 형사 처벌을 할 수 있다.
서울서부지청 근로개선지도1과 박태영 팀장은 “오는 10일까지 9명의 조사관이 매일 출입하며 면담을 진행하고 자료도 취합해 조사할 예정”이라며 “일반적으로 검찰에 송치되기까지는 2달 가량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2012년 공정방송을 기치로 행한 파업 이후 MBC에서는 정당한 조합 활동을 사유로 한 부당 징계 71건, 부당 교육과 부당 전보로 쫓겨난 사원이 187명에 이른다. 6명은 고등법원 해고무효 판결에도 불구하고 6년째 해고 상태다.
MBC는 최근에도 기자와 PD를 잇따라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김민식 PD는 사내 곳곳에서 ‘김장겸 물러나라’는 퍼포먼스를 선도했다는 이유로 조만간 인사위 출석을 앞두고 있다. 자신의 처지를 유배에 비유한 웹툰 ‘예능국 이야기’를 SNS에 올려 해고됐다가 대법원의 무효 판결을 받고 복귀한 권성민 PD도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의 전화인터뷰에서 MBC 상황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경위서를 제출한 상태다. 또 박소희 기자는 상암동과 홍대 등 회사 근처 3~4곳에 김장겸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포스터를 게재해 경위서를 요구받았다. 경위서는 인사위에 가기 위한 사전 조치인 만큼 무더기 징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MBC본부는 “MBC 경영진이 저지른 각종 부당노동행위들은 수를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하지만 반성은커녕 지금까지도 위법행위를 계속 자행하고 있다”며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자들은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사법 정의를 다시 세우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MBC는 ‘뉴스데스크’를 통해 <고용노동부, MBC 상대 유례없는 특별근로감독 착수> <정권 바뀐 뒤 ‘MBC 특별근로감독’ 입장 바뀐 노동부?> <“MBC 특별근로감독, 언론장악 의도” 야권 강력 비난> 등 3꼭지를 연이어 내보내며 특별근로감독 결정에 반발했다. MBC는 보도자료에서도 “특별근로감독 사안이 되지 않는 것들을 억지로 끼워 맞춰 언론사에 대한 전례 없는 조사에 나섰다”며 “방송 장악을 위한 편법 수단으로 동원된 권력의 특별근로감독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한국기자협회는 4일 성명을 내고 MBC의 미래를 위해 김장겸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기자협회는 “국민이 외면하는 언론으로 추락하는 시간은 한 순간이었고 그 중심에 김 사장이 자리하고 있다”며 “새로운 MBC는 사장의 퇴진에서 시작된다. 개인의 임기에 연연하지 말고 대승적 결단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