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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미래…젊은 기자들이 떠난다

박봉·살인적 업무에 인력 부족
경직된 언론 조직문화도 한 몫
젊은 기자들 '이탈 현상' 가속화
인적 토대 흔들리면 회사도 하락
연수지원 등 사기진작 고민해야

김창남 기자  2017.07.04 22: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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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신문사의 젊은 기자들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
기자들의 이직이나 전직이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최근 상황은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지경까지 다다르고 있다.


처우 등의 문제로 작은 매체에서 큰 매체 혹은 대기업으로 ‘점프’했던 것과 달리 언론계 내에서 처우가 비교적 나은 대규모 신문사 기자들도 이탈 현상에 합류하고 있는 것.


실제로 올 상반기에 동아 4명, 조선 3명, 중앙 4명, 매경 7명 등 주요 신문사 기자들이 다른 선택을 위해 그간 몸 담았던 회사를 그만뒀다. 시니어급 기자 일부도 포함됐지만 입사 10년차 미만의 기자들이 10명 이상. 더구나 중앙의 경우 지난해부터 온라인 기자직군만 10명 안팎이 빠져 나갔고 거기에 자매지까지 포함하면 회사를 그만 둔 기자들의 수는 10여명을 훨씬 웃돈다는 게 노조의 판단이다.


직장을 옮기는 데 한두 이유로 이직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단정 짓기 어렵지만 신문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주요 원인이다. 타 직종에 비해 박봉인 급여와 살인적인 업무강도, 실시간에 쫓기는 마감 부담감, 만성적인 인력부족, 갈수록 쪼그라든 직업 비전 등이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10년차 미만 젊은 기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하는 조직 분위기 역시 기자들의 이탈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모바일 세대’ 기자들의 입사가 본격화됐지만, 신문사의 조직문화는 여전히 1980~90년대 틀에서 안주하고 있어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나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등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하는 기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올해 매경 안정훈 기자(엠젯패밀리) 등이 스타트업 대열에 합류한 데 이어 조선일보 이신영 기자도 스타트업(에스티 유니타스) 입사를 위해 지난달 중순 회사를 그만뒀다. 여기에 한경 스타트업 전문 취재팀 겸 사내벤처 ‘엣지(EDGE)’팀 기자 2명 역시 벤처기업 이직을 위해 지난주 사표를 낸 상태다.


문제는 대부분 신문사가 이탈하는 규모만을 감안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자들의 이탈 움직임을 오히려 개개인의 사정이나 적성 탓으로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현재 기자들의 ‘이탈현상’은 서막에 불과하고 향후 1~2년 내 가속화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올해 메이저신문사를 그만 둔 A 전 기자는 “신문의 미래가 없더라도 CEO가 5년이든 10년이든 ‘나를 믿고 따르라’는 청사진을 보여줬다면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을 것”이라며 “4~5년 이후엔 가정이 생겨 움직이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30대 초반 기자들이 적잖아 1~2년 새 이탈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B기자는 “중앙일보나 JTBC가 밖에서 조명받는 것과 달리 노동강도와 처우 등에 대한 문제가 크다”며 “특히 신문에 몸담고 있는 기자들의 불만이 큰 데 ‘퍼스트 무버(선도자)’다 보니 시행착오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됐다. 1~2년 간 이직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 이후 이탈현상이 본격화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중앙·JTBC가 지난 1월 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자가 보도국 73.2%, 편집국 51%로 나타났다. 또 “임금 수준이 부적절하다”와 “업무 강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응답이 각각 92%, 70%로 드러났다.


이런 상황은 다소 차이만 있을 뿐 대다수 언론 종사자들이 호소하는 공통 애로사항이다. 기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다양한 사기진작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언론산업은 ‘사람 장사’라 인적 토대가 흔들리면 회사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위축된 언론산업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각 사마다 실행 가능한 방안이라도 우선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기자들의 중론이다. 동아 조선 중앙 매경 등이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이후 사실상 외부 지원이 끊인 해외연수를 회사 비용으로 보내려는 것도 같은 연장선상이다.


A기자는 “모바일에 친숙한 20~30대 젊은 기자들은 열린 생각을 가졌는데 인사 소원수리를 받은 것을 보면 정경사 위주의 부서 이동만 이뤄진다”며 “사내벤처가 아니더라도 젊은 기자들이 팀을 꾸려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인사혁신에 대한 시도가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