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노동조합 산하 공정보도위원회(공보위)는 3일 발행한 '공정보도' 특보를 통해 그동안 자사의 불공정한 보도 행태에 대해 반성했다.
공보위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가 연합뉴스의 부끄러운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판단한다"며 "처음에는 의도적 방관으로, 그 다음에는 적극적인 부당 지시 형태로 나타났다. 근본적인 원인은 경영진의 왜곡된 현실 인식에 있겠지만, 중간 간부들은 부당한 지시를 거르기보단 오히려 증폭시켰다. 그리고 부끄러움은 기자들의 몫이 됐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통령 입에서 직접 '미르·케이재단'이 언급된 지난해 10월20일까지 연합이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단독 보도한 기사는 총 2건. 그나마 <이승철 "미르·K스포츠, 기업의견 모은 아이디어…靑 개입 없어"> <시민단체,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관련 차은택 고발>뿐이었다.
공보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기 시작할 무렵 타사의 잇따른 특종 보도를 지켜보던 일선 기자들은 애가 달았다"며 "의혹 보도는 출처가 여러 '나와바리(출입처)'에 걸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어느 한 출입처에서 확인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의혹 보도를 어떻게 처리할지 윗선에 물어도 별다른 지시는 없었다"며 "의혹을 직접 파고들어 발굴한 보도 역시 없었다"고 자성했다.
더구나 어렵게 취재한 단독기사마저 '물타기'지시가 있었다는 게 공보위의 지적이다.
공보위는 "특검취재팀이 3월6일 특검의 수사발표를 앞두고 공소장을 미리 입수해 하루 전인 5일 새벽 엠바고를 달고 시리즈로 기사를 올렸다. 공소장에 담긴 박 전 대통령의 뇌물죄 범죄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면서 "그러나 기사마다 관련 당사자의 해명을 충분히 반영해 '밸런스'를 맞추라는 주문이 떨어졌다. 송고시점은 특검 수사결과 발표 당일인 6일 오전으로 늦춰졌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YTN(<공소장 단독입수>)에 단독기회를 빼앗겼다.
공보위는 기사 제목 역시 데스킹 과정을 거치면서 물타기가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 의약품 구매 2배로 급증>은 <이명박 정부도 유사 프로포폴·마늘주사 구매>로, 박 전 대통령의 담화에 대한 시민 반응을 취재한 <시민들은 '싸늘'>이라는 제목은 <시민·민간단체 평가 엇갈려> 등으로 바꿨다.
2015년 사회를 뒤흔든 메르스 사태 역시 연합과 정부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거나 정부 측의 공식 톤다운 요청이 있었다는 얘기까지 들려왔다고 공보위는 지적했다.
뒷북 대응을 지적한 <메르스 범정부대응도 '뒷북'…총리 공백에 리더십 부재>기사는 외부로 노출이 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청와대‧총리실 대응까지 시각의 범위를 넓히지 못했다는 이유였다는 게 공보위의 분석이다.
연합뉴스 외국어뉴스 역시 부당한 지시 아래서 '균형 있는 시간'은 '부정적인 것은 외면하는 것'으로 둔갑했고, '공적기능 수행'은 '국가이미지에 긍정적인 기사만 작성하는 것'으로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9월 삼성 갤럭시노트 7리콜 사태 때 연합은 노골적으로 삼성 편을 들었다고 지적했다. 공보위는 "현장 기자는 삼성 갤노트7 대리점 출하 중단, 갤노크 7 국내 사용중지 권고 등을 단독 취재했다"면서 "그러나 기사는 시일이 지나도록 제대로 송고되지 않았고, 분량마저 줄어들었다"고 꼬집었다.
이 밖에 새로운 팩트를 찾을 수 없는 기사에 [단독]을 표기해 송고된 것도 자성했다.
공보위는 "여성혐오를 조장하는 제목, 불필요한 성적 표현이 들어간 제목,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제목, 사안의 본질을 왜곡한 제목들이 'B2C'라는 명목하에 양산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보위는 불공정보도 사례를 취합, 공정보도를 바로잡는 기회를 삼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