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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 요구 직면 고대영 KBS 사장의 선택은?

소속 기자 조문 놓고 여러 얘기
국장 교체 등 인사 향방도 관심

최승영 기자  2017.05.31 14: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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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구성원들의 사장 퇴진 요구에 직면한 고대영 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별다른 반응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심산은 복잡한 것 같다고 KBS 기자들은 전한다. 특히 최근 구성원에 대한 유화책으로 해석될 수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여러 얘기가 나온다.


KBS 안팎의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고대영 사장은 베트남에서 열린 ABU이사회 참석 후 지난 21일 귀국, 22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박광온 대변인의 조카인 KBS 한 중견기자 모친상에 문상을 갔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 역시 찾은 자리였다. 고 사장은 이날 저녁 KBS 보도본부 간부들과 함께 조문을 했다.


언론사 대표가 소속 기자의 상가를 찾아 조문할 수 있지만 KBS 내부에선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KBS A기자는 “상주인 중견기자는 경제통이고 정치부를 많이 안 가서 고 사장과 큰 선후배 연이 없을 텐데 한 시간 이상 술을 마시고 자리를 지켰다고 들었다”며 “새정부 인사들이 (그간) 잘 만나줄 생각을 안 했을 테니 여권 실세와 만나 말을 섞으려고 했던 거 아니겠나”라고 했다. 2015년 11월 임명된 고 사장은 3년 임기 중 1년 6개월이 남은 상태다.


고 사장의 이런 행보는 정권교체 분위기가 무르익던 대선정국 시작 무렵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달 20일 KBS는 기자협회보 기고로 자사 간부를 비판한 정연욱 기자를 제주로 발령내며 촉발된 소송에 대해 항소를 포기하고, 인사명령도 취소했다. 노사 간 소송 전례와는 달리 1심 패소 뒤 이뤄진 조치였다.


또 지난 3월 말에는 성주 사드배치 시위와 관련 본사 보도책임자들의 ‘외부세력 개입’ 리포트 지시에 반발해 성명을 낸 이영섭 기자협회장 등 3명에게 특별감사를 실시하고도 특별한 불이익이 없는 ‘주의’ 처분을 내렸다. KBS B기자는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 조기대선 국면이었다”며 “반발이나 반항을 부추겨 정치적으로 관심 끌어 좋을 게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사장의 분명한 의중은 향후 이뤄질 인사 등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기자들은 말했다. 당장 최근 사장퇴진 성명에 이름을 올렸던 간부급 기자의 보직해임 인사가 날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고대영 사장에게 임명장을 받은 간부는 충성을 해야한다”며 박 모 스포츠국장은 연명 성명에 이름을 올린 소속 부서 한 모 팀장을 보직해임하는 내신을 올렸고, 보도본부장은 이를 결재했다. 아직 인사발령은 나지 않았다.


내부에선 박 국장의 일탈이라고 보고 있지만 회사로선 난감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보직해임 시 성명에 이름을 올린 타 간부와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반려 시 구성원을 자극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 드러나서다. 그렇다고 이름 올린 간부 모두를 보직해임하면 강경노선을 걸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보통 1년~1년 반 가량의 임기를 채워온 보도국장(통합뉴스룸 국장) 인사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정지환 통합뉴스룸 국장은 지난 2015년 12월부터 직을 맡아왔다. 문제는 기존 정 국장을 어디로 발령내느냐와 누굴 그 자리에 앉히느냐다. KBS A기자는 “책임을 진다는 뜻에서 경질성 인사가 나야 마땅하다. 지역총국장 얘기가 나오는데 영전이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KBS C기자는 “안에선 사장이 상갓집을 다니고, 또 행사에서 대통령 옆자리에 앉고 싶어했다는 말이 떠돈다. 물러날 뜻이 없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뭔가 해야겠다는 분위기가 꿈틀꿈틀한다”며 “성명들이 나오는데 큰 물결이 나오기 직전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