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막내 기수인 35기(2015년 입사)는 23일 성명을 통해 “국가기간통신사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현 경영진들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 노조가 지난 18일 박노황 사장 등 현 경영진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성명을 낸 이후 처음 나온 기수 성명이다. 지난해 연말엔 연합뉴스 젊은 기자 97명이 “출근길이 두렵고 퇴근길이 부끄럽다”며 불공정·부실보도에 대한 박노황 사장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35기 일동은 이날 성명(국가기간통신사 막내 기자로서 반성합니다)을 내고 “대통령을 비판하는 집회를 기사로 작성하면 분량이 대폭 줄어들고, 대통령을 언급한 문장이 편집됐습니다”라며 “국가기간통신사로서 외국에 우리나라 소식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해야 할 영문기사를 ‘국가 이미지’에 좋은 방향으로 쓰라는 지시가 공공연히 내려왔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희는 결국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기사로 쓰지 못했고, 부당함에 맞서지도 못했습니다”라며 “배운 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진심으로 반성합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하나의 기사가 뉴스 본연의 가치로 평가받는 게 아니라 포털 순위와 기사 클릭 수로 평가받는 것을 보면서, 기자로서 어디에 지향점을 두고 일해야 할지 고민에 빠지고 말았습니다”라며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기사에 오롯이 담아낼 수 없고,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기도 어려운 현실에 국가기간통신사 기자로서의 마지막 자존심마저 무너지려 합니다”라고 밝혔다.
또 “평기자들은 데스크를 불신하며, 데스크는 임원진을 불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임원진은 후배 모두를 불신하고 있습니다”라며 “기계적으로 보도자료와 일정을 처리하고, 타사의 기획 취재나 특종 취재가 터져 나오면 서로 제 담당이 아니라며 떠넘기기에 바쁜 것이 연합뉴스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선배들께 요구합니다. 저희에게 참된 언론, 참된 뉴스통신사의 길을 가르쳐 주십시오”라며 “심층 취재로 ‘맹물 전투기’를 폭로하고, 대기업 회장 아들의 치부를 드러냈던 자랑스러운 회사의 과거가 재현될 수 있음을 보여 주십시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장과 임원진에게는 편집권 보장, 사원 동의를 통한 편집국장 임면동의제 부활, 국가기간통신사로서 신뢰를 잃은 책임에 대한 대국민 사과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