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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받아쓰고 어뷰징…검증 않고 따옴표 보도 의존

<제19대 대선보도 분석>
여론조사·지지율 매몰 보도, 형식적 정책 분석 등 여전
'1강' 독주 대항마 조명 빌미, 민주당 불리 보도 가장 많아

최승영·김달아 기자  2017.05.17 13: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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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이 마무리됐다. 매일 온라인과 지면·방송을 채우던 선거보도도 이젠 사라졌다. 문재인 후보의 독주 구도가 언론보도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 선거였다. 언론은 ‘1강’ 후보에 대한 집중과 견제를 지속하며, 대항마 조명에 분주했다. 네거티브 발언 받아쓰기가 주된 방법이었다. 일부 매체는 편향성 시비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여론조사 및 지지율에 매몰된 보도, 형식적인 정책분석 행태 등은 여전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지난 3월20일(D-50)부터 5월8일(D-1)까지 7주간 주요 방송사 6곳을 모니터링한 결과 선거 기간 5개 정당 중 더불어민주당에 가장 많은 불리한 보도(278개)를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71개)과 국민의당(93개), 바른정당(40개), 정의당(1개) 등 나머지 4개 정당을 합친 것보다 많을 정도다. 유리한 보도 하나마다 +1, 불리한 보도를 -1로 해 계산할 경우 민주당은 -261점, 자유한국당은 -42점, 국민의당은 -69점, 바른정당은 -30점, 정의당은 +7점이 된다. 이런 추세는 개별 방송사에서도 유지됐다. TV조선이 85건(유불리 합산 시 -77점), MBN이 56건(-50점), MBC가 45건(-45점), 채널A가 36건(-34점), JTBC 22건(-21점), SBS 18건(-18점), KBS 16건(-16점)의 순으로 민주당에 불리한 보도를 내놨다.


같은 기간 6개 주요 신문사의 기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가장 많은 총 75건(유불리 합산 시 -46점)의 불리기사를 내놨다. 자유한국당 50건(-27점), 국민의당 26건(+11점), 바른정당 25건(+3점), 정의당 3건(+1)이 뒤를 이었다. 한겨레와 경향을 제외(자유한국당에 각각 9건, 14건)하면 동아(13건, -9점), 조선(12건, -9점), 중앙(14건, -12점), 한국(20건, -12점) 모두 5개 정당 중 민주당에 불리한 기사가 가장 많았다.


모든 언론사들이 합의를 한 것도 아닐 텐데 어째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은 “대부분의 매체들이 문재인 후보의 압도적인 1위를 예측하면서 때리는 태도가 과잉으로 있었다. 새로운 내용이 없어도 어뷰징 수준으로 보도가 반복됐다”며 “국민이 알아야 될 것이라면 검증을 해야겠지만 정당 간 정치적인 문제로 던져보는 말까지, 언론의 검증 없이 퍼나르기식으로 보도가 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1강’의 독주는 대항마 조명이란 언론보도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다. 선거 중반까지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막판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언론보도 중심에 올랐다. 민언련의 자료를 보면 민주당이 조사 기간 전체 방송보도에서 정당 등장 비중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국민의당,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정의당이 뒤를 잇는 식이다. 그런데 민주당 이하 정당의 순위는 대선이 가까워지며 변해왔다. 3월 넷째 주 3위(17.3%)이던 국민의당이 마지막 주 2위(22.0%)로 오르고, 4월 첫 주에는 27.1%까지 뛰어 민주당(28.8%)을 위협할 정도가 됐다. TV토론회가 본격 시작된 4월 둘째 주부터 넷째 주까지는 3정당 중심의 경쟁이 된다. 이후 선거 막판은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의 접전이 되는 양태가 된다. 특히 선거일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는 자유한국당(23.8%)이 민주당(23.5%)을 앞서기도 했다. 신문 기사에서도 이런 추세는 동일했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보수 후보가 없는 상태에서 정치지형상 안철수 후보에게 보수세력의 기대가 부여됐고, 초반 낮은 지지율 가운데 매체들이 대항마로 내세우는 보도가 나온 건 사실”이라면서 “독주보다 양자 구도가 언론사 입장에선 대선 흥행에 더 도움이 된다는 측면도 영향을 미친 듯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기에 매체들의 정치적 편향이나 성향까지 들어가 복합적이었다고 본다. 다만 매체들이 띄워서 그리 된 건지 정치 지형이 그랬던 건지는 자세히 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언론사별 정파적 성향이나 소유구조 등이 이 같은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 지점도 있다. 다수 종편채널이나 보수신문, 공영방송사가 불리보도 수 상위권에 위치한 측면 등이 이를 방증한다. 선거보도심의기관이나 언론시민단체로부터 편향성을 지적 받은 보도에는 이들이 다수이기도 하다. 특히 선거 막판(5월1~8일) 이런 모습은 더 심해져 TV조선은 12건, MBC는 9건 등의 리포트를 ‘문재인 때리기’에 할애하기도 했다.


이 같은 보도에 가장 자주 활용되는 방식이 소위 ‘받아쓰기’, ‘따옴표 보도’다. 겹따옴표 안에 한 정당의 주장이나 논평을 그대로 옮겨 보도한 경우에 해당한다. 예컨대 지난 5일 MBC는 ‘문재인 유세 차량 불법 유턴 논란’을 <중앙선 침범하고…장애인 구역 주차>라는 리포트로, 국민의당 논평을 그대로 실어 방송사 중 홀로 보도했으며, TV조선 역시 지난 5일 <“문 후보 지시로 원서 냈다”> 꼭지로 국민의당이 제시한 음성파일을 검증 없이 그대로 전했다. 민언련은 모니터링에서 “정당의 입장만을 담는 보도, 추가 팩트 확인 없이 주장만 담는 것은 대선을 며칠 앞둔 민감한 시기 적절치 않은 것”이라며 편파적인 보도로 꼽았다. 중앙일보의 지난 4월13일자 <한 달 후 대한민국>은 ‘과한 상상으로 특정 후보를 깎아 내리는 칼럼’이라는 지적과 함께 선거기사심의위원회 등으로부터 경고 제재를 받기도 했다. 민언련 자료에 따르면 신문·방송사 할 것 없이 ‘받아쓰기 보도’는 전체 유해 보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방송 유해보도 1304건 중 880건(67.5%), 신문 유해보도 1784건 중 1234건(69.2%)이 단순한 ‘인용 보도’였다.


조기 대선으로 짧아진 대선 기간인데도 여론조사에 매몰된 경마중계식 보도가 이어지고 정책 공약과 후보자 자질에 대한 세밀한 검증은 부족했다는 비판은 이번 대선에서도 나오고 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다양한 의제들이 있었는데 언론들이 그걸 살리지 못했다. 지지율 보도에 매몰됐고, 네거티브 전략에 동원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자극적인 내용인데 시청률이 잘 나오니 그대로 활용하고 결국 정책검증을 통해 유권자들이 알아야 하는 정보를 전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구조적으로 바꿀 수 있는 판이 안 됐다는 건데 개진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