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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욕심에 SBS 보도준칙 잊었나

'세월호 보도' 5차례 걸쳐 사과
"게이트키핑 기능 총체적 문제"
내주 초 진상조사 결과 발표

강아영 기자  2017.05.10 13: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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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실에 기초해 진실을 추구한다.’
지난 3일 김성준 SBS 보도본부장이 ‘8뉴스’ 오프닝에서 읊은 SBS 보도준칙은 지난 2일 방송된 <차기 정권과 거래?…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 조사> 보도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박정훈 SBS 사장이 4일 담화문에서 밝힌 것처럼 “기사내용의 부실함뿐 아니라, 이를 방송 전에 확인하고 검증해야 하는 게이트키핑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채 기사 작성의 기본인 당사자들의 사실 확인도 지켜지지 않고” 보도됐다. 때문에 SBS는 5차례에 걸쳐 사과 메시지를 전달했음에도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직후 성명을 내고 “정치적 외압이나 부적절한 개입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신 “게이트키핑 과정에 총체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게이트키핑에 어떤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복수의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문제의 기사는 발제될 때만 해도 해수부의 정치권 눈치 보기에 비판의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김성준 본부장은 “보도국장이 발제를 보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눈치 보기를 하는 공무원의 행태에 초점을 맞추자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SBS 노조 역시 “문제의 기사는 박근혜 정권 내내 시간을 끌던 해수부가 탄핵 국면이 전개되면서 갑자기 인양 작업에 속도를 내는 등 정치권 눈치 보기로 일관하는 행태를 비판하기 위해 발제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데스킹 과정이 문제였다. 초고 때 담겼던 박근혜 정권 시절 인양 지연과 눈치 보기를 지적하는 문장이 데스킹 과정에서 통째로 삭제됐고, 초고에는 없던 ‘거래’라는 단어가 본문에 들어갔다. 제목 역시 자극적인 내용으로 변경됐다. 해수부 공무원의 음성을 빌어 문재인 대선 후보 측과 해수부가 조직 확대에 관한 약속을 한 것 같은 인상을 주는 대목도 포함됐다.


절차상의 문제도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취재부서에서 취재한 기사를 해당 부서장이 데스킹을 보고 편집부 기능을 하는 뉴스제작1부가 한 번 더 검수를 하는 등 두 단계를 거쳐야 하지만, 기사가 뉴스제작1부에서 자체 생산돼 검수 과정이 한 단계 생략됐다. SBS 관계자는 “최근 사각지대의 아이템도 발굴해보자는 취지에서 뉴스제작부서들도 뉴스편집기능 외에 자체적으로 리포트를 생산하고 있다”며 “단계가 생략되는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절차가 한 단계 생략됐다고 하더라도 의혹은 여전히 남는다. 발제 의도와 전혀 다른 방향의 기사가 만들어진 데스킹 과정, 세월호 인양 일정수립에 아무런 권한과 책임이 없는 해수부 7급 공무원의 녹취파일을 그대로 인용한 것, 문 후보 쪽 입장을 확인조차 않고 보도한 것 등이 해명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SBS는 이에 대해선 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를 놓고 말하겠다고 밝혔다. SBS 공정방송위원회는 “지난 4일 긴급편성위원회를 소집해 진상조사위 구성을 제안했고 사측이 수용해 조사위원을 인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SBS 시청자위원 2명과 공방위, SBS기자협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상조사위는 현재 데스킹 경위와 기사 삭제 과정의 외부 개입설 등에 대해 조사 중이며 다음 주 초쯤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인사위원회는 진상조사 결과가 나온 후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