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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MBC 사장, 황제와 다름없어…구성원이 견제해야"

최헌영 춘천MBC 노조위원장

최승영 기자  2017.05.09 14: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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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MBC의 주인은 누군가?” “대주주다.”

 

최헌영 언론노조 MBC본부 춘천지부장이 지난 4일 기자협회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대화 한 대목을 소개했다. 지난 3월 정기 노사협의회에서 춘천MBC 송재우 사장과 주고받은 얘기다. 송 사장은 얼마 전 사장 퇴진을 외치며 피켓팅을 진행 중이던 자사 직원들에게 혀를 내밀고 고개를 흔든, ‘메롱’ 파문의 당사자다. 최 지부장은 “거창한 게 아니라 ‘방송 잘 하겠다, 시청자가 주인인 지역방송을 만들겠다’는 싸움”이라며 “그러기 위해 이런 함량, 자격 미달의 사장을 막아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26, 28일 부서별 지명파업 후 파업은 진행 중이다.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 사측의 징계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회사는 지난달 13일 인사위를 열어 지방노동위원회의 임금조정결렬 결정 후 파업권을 획득한 채 임금교섭을 시도하던 최 지부장에게 돌연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방송 제작물(필러) 등 최소한의 제작 의무 위반 및 태만’ 등이 징계사유다. 타임오프와 함께 부여한 업무를 태만히 했다는 것이다. 

 

최 지부장은 사측의 징계를 “엉터리”라고 꼬집었다. 그는 “사장 지시로 인사위 개최는 가능하지만 징계요청은 소속국장이 해야 한다. 그런 (징계요청을 한) 적이 없고 (필러제작은) 담당 국장도 문제없다고 진술했다. 사장이 강행한 징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금조정, 부당노동행위 등을 두고 외부기관에 진정행위를 했다고 문제 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6년 사원설명회 등 각종 회사 행사에 조합원들이 불참했고, 이를 선동했다는 것도 징계사유로 거론됐다. 이 중심에는 지난 1월 지역 MBC 광역화 투표에 참여를 거부한 문제 등이 있다. 최 지부장은 “설명회 참석거부로 징계를 받은 적은 없었다. 2013년까지 거스르면 현재 간부들도 불참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투표 거부에 대해선 “조합원 총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이라며 “아무 준비 없이 원주MBC가 중심이 되는 안으로 느닷없이 투표를 붙였다. 회사 하나가 없어지고 근로조건과 연관된 만큼 의사표현은 당연하다”고 강변했다.

 

“모든 걸 갖고 아무에게도 견제 받지 않는 황제”가 지역MBC 사장이라고 그는 말했다. “지난해 11월 적자가 난다고 해 허리띠를 조르면 흑자가 될 수 있으니 연차수당, 업무추진비를 반납하겠다고 회사에 제안했다. 돌아온 답은 다른 MBC도 다 적자라서 상관 없다는 거였다. 그러더니 며칠 후 리스로 새 차를 뺐다. 조합원은 회사를 살리겠다고 하는데 필요없다는 게 경영잔가.”

 

최 지부장은 대주주인 MBC본사가 내리꽂는 지역MBC 사장 선임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고선 현실이 반복될 것이라 지적했다. 그는 “누가 내려오는지 알 수 없고 지역 현실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기조, 철학 없이 3년 마다 빈곤의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지역 구성원 등도 사장 후보를 심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지난 1995년 TV PD로 입사한 최 지부장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한국PD상, 한국방송대상 등 수상경력자인 22년차 최 PD가 싸우는 이유는 “이 자리에서 방송을 잘 해보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춘천MBC는 최근 최 지부장을 허위사실유포 등으로 고발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