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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보도본부장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보도 책임지겠다"

노조 "기사 게이트키핑 과정 총체적 문제"

강아영 기자  2017.05.03 21: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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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SBS 보도본부장이 3일 ‘8뉴스’에서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보도’에 대해 사과하고 해명했다. 김성준 본부장은 이날 오프닝에서 5분 넘게 보도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며 세월호 가족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시청자에게 사과했다. 또 어떠한 외압도 없었다며 보도를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아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김성준 본부장은 “어제 기사가 나간 뒤 저희 기사에 대해서 제기됐던 대표적인 지적은 해양수산부가 문재인 후보 눈치를 보려고 그동안 세월호 인양을 늦췄냐는 것이었다. 저희 보도 취지는 전혀 그런 것이 아니었다”며 “그렇지만 기사의 앞부분에서 인양 지연 의혹을 세월호 선체조사위가 들여다볼 거라고 전한 뒤에 기사 후반부에 문재인 후보가 언급되는 의혹을 방송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문재인 후보가 인양 지연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이는 기사 작성과 편집 과정을 철저히 관리하지 못한 결과다. SBS 보도책임자로서 기사의 게이트키핑 과정에 문제가 생겼다는 데 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공무원 녹취 부분과 관련해서도 “기사의 취지는 정권 교체기를 틈탄 부처의 이기주의와 눈치 보기가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인터뷰의 일부 자극적인 부분들이 특정 후보에게 근거 없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울 수 있는데도 여과 없이 방송한 점, 그리고 녹취 내용에 대한 반론을 싣지 못한 것은 잘못”이라며 “여기에 대해서도 책임을 통감하면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김성준 본부장은 외부 압력설도 부인했다. 김 본부장은 “저희는 해당 기사를 SBS 홈페이지와 SNS 계정에서 삭제했다. 이것은 우선 기사가 게이트키핑에 대한 자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이어서 사실과 다른 파문 확산의 도구로 쓰이는 것을 막아야 했기 때문”이라며 “제가 보도책임자로서 직접 내린 결정이었다. 그 결정에 어떠한 외부의 압력도 없었음을 밝힌다. 촛불집회 현장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논란의 현장에서, 세월호 인양의 현장에서 객관적 사실에 부합한 기사를 취재해서 전하려고 노력했던 SBS 보도국 기자 한 명 한 명의 명예를 걸고 제가 확인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사실에 기초해서 진실을 추구한다’ ‘우리는 권력과 자본을 비롯한 모든 부당한 외압으로부터 독립해 양심에 따라 자율적으로 보도한다’ 등 SBS 보도준칙의 일부를 읊으며 “오늘 저희 SBS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항의 방문단이 잇따라 찾아왔다. 한쪽은 기사의 의도를 궁금해 했고 다른 쪽은 기사 삭제의 외압이 있었는지 물었다. 그런가하면 오늘 하루 기사가 특정 정당과 공동 기획해서 만들어졌다는 주장이 나왔고, 집권하면 외압을 받아서 기사를 삭제한 SBS 8시 뉴스는 없애버리겠다는 발언도 나왔다”면서 “거듭 말씀드리지만 외압도 없었고 공동기획도 없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어제 보도를 했던 조을선 기자도 언급했다. 김 본부장은 “조 기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어느 누구보다 세월호 유가족과 미수습자들의 아픔에 공감해왔고 올 초에는 대선 후보들을 상대로 세월호 관련 정책을 취재해서 ‘대선 후보들에게 세월호를 묻다’라는 시리즈 보도를 내기도 했다”며 “조 기자는 의도와는 달리 방송된 기사로 여러분들에게 상처를 주고 의심을 사면서 세월호 참사 극복에 피해를 끼쳤다면서 사과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세월호 유가족 한 분이 SNS에 ‘정치권이 당리당략을 위해서 세월호 참사를 이용하거나 SBS를 비롯한 언론이 세월호 참사 앞에서 지나친 보도 경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글을 남겼다”며 “공감하고 반성한다. SBS뉴스는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과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서 묵묵히 취재·보도하겠다. 향후 기사작성과 보도의 전 과정을 철저히 점검해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제가 책임지고 관리하겠다. 아울러서 남은 대선 기간 공정하고 객관적인 선거 보도에 한 치의 오점도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도 이날 해당 기사의 취재 경위와 교정 이력 등을 확인한 결과, 게이트키핑 과정에 총체적인 문제가 있었음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SBS본부가 3일 낸 성명에 따르면 해당 기사는 “취재와 기사작성, 교정, 방송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충분한 검증과 균형이 무너지면서 본래의 발제 의도와 상관없이 왜곡된 문제적 기사”였다. 다만 SBS본부도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정치적 외압이나 부적절한 개입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노조는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시점부터 부서 배치에 관계없이 진상 규명과 조속한 선체 인양을 위해 취재의 끈을 놓지 않고 가장 앞장서 노력해 온 언론노조 SBS본부의 조합원”이라며 “2일 문제의 기사 역시 박근혜 정권 내내 시간을 끌던 해수부가 탄핵 국면이 전개되면서 갑자기 인양 작업에 속도를 내는 등 정치권 눈치 보기로 일관하는 행태를 비판하기 위해 발제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초고 때 담겼던 박근혜 정권 시절 인양 지연과 눈치 보기를 지적하는 문장이 데스킹 과정에서 통째로 삭제됐다”며 “제목도 <‘인양 고의 지연 의혹’..다음날 본격조사>에서 <차기 정권과 거래? 인양 지연 의혹 조사>라는 자극적인 내용으로 변경됐다”고 지적했다.


또 “기사 가운데는 해당 공무원의 음성을 빌어 문재인 대선 후보 측과 해수부가 조직 확대에 관한 약속을 한 것 같은 인상을 주는 대목도 포함됐는데, 노조의 확인 결과 해당 취재원은 해수부 소속은 맞으나 세월호 인양 일정수립에 아무런 권한과 책임이 없는 사람이었다”며 “이 취재원이 제공한 정보 신뢰도에 대한 다른 기자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으나 게이트키핑 과정에서 반영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첫 단추를 잘못 꿰고 나니 모든 게 엉망이 됐다”며 “문재인 후보 측과 해수부 사이에 거래가 있었던 것처럼 의혹을 제기했으나 신뢰도에 문제가 있는 음성 녹취 말고는 어떤 근거도 기사에 제시되지 않았다. 문 후보 측의 반론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정치적 외압이나 부적절한 개입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그렇다 해도 사회적 공기인 지상파 방송에서 당연히 지켜져야 할 기본적 원칙들을 소홀히 하면서 어렵게 재건하고 있는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린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 노조는 편성 규약에 따라 긴급 편성 위원회를 소집해 SBS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린 보도본부 책임자들에게 물을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또한 전파의 주인인 시청자 대표까지 참여하는 진상 조사를 통해 도대체 어떤 경위로 이렇게 검증 없고 균형이 무너진 기사가 나가게 됐는지 사태의 전말을 파악하고 만에 하나라도 제기될 수 있는 모든 의혹을 검증해 결과를 국민에게 가감 없이 공개할 것”이라며 “SBS의 책임 있는 주체이자 공정방송의 버팀목이 돼야 할 노조도 이처럼 심각한 결함을 안고 있는 기사를 미리 저지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매서운 회초리로 스스로를 돌아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