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영 기자 2017.05.02 22:50:58
성과에 눈먼 오마이TV에 건강한 노동은 없었다. 기자들은 22주간 토요일을 반납하고 일을 했고, 납득하기 힘든 지시도 모자라 욕설과 폭언이 더해졌다. 오마이TV 기자들이 지난달 24일부터 방송을 중단한 이유다. 오마이뉴스는 2일 이번 사태와 관련해 후배 기자들에게 욕설·폭언 등을 한 기자 2명에게 정직 3개월,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국장급 이상 관리자 3명에게 감봉 3개월을 통보했다. 오연호 대표는 자신의 거취를 이사회에 공식 안건으로 제안키로 했다.
지난달 29일 오연호 대표가 올린 공지 등에 따르면 오마이TV국 기자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정국, 대선정국을 취재하며 살인적인 초과노동을 했다. 또 이 과정에서 선·후배 기자들 사이에 욕설·폭언 등이 발생했다. 오마이뉴스 한 기자는 “욕설과 폭언의 경우 발언의 수위가 높다기보다 톤이 올라간 강압적 지시가 반복적으로 행해졌다”며 “한두 번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폭언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또 “오마이TV가 생중계 중심이다 보니 저녁 유세나 촛불집회 등을 중계하며 자연스레 업무 시간이 길어졌다. 중계 다음날에도 ‘팟짱’ 등 다른 프로그램들을 마크해야 해 기자들이 제대로 쉬지 못했다”며 “몇 시간 못 자고 출근하는 등 과노동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오마이TV국 한 기자 역시 “촛불집회가 열린 22주간 토요일을 반납하고 일을 해야 했다. 대선국면에 들어선 후에도 후보 기자회견과 유세 등을 따라다니느라 새벽같이 출근했다”며 “왜 그렇게 일을 많이 했을까. 아무래도 그만큼 성과가 났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촛불집회를 생중계하며 정기 후원자 수가 크게 늘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올해 1월1일 동영상뉴스팀인 오마이TV를 강화하기 위해 팀을 국으로 격상시키고 인원을 17명으로 늘렸다.
노조와 회사는 이번 사태와 관련, 노사공동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피해를 입은 오마이TV국 기자들에 대한 개별·집단 면담을 진행하고, 욕설·폭언 등을 한 직접적 가해자 두 명에게 보직해임과 대기발령 등 긴급조처를 취했다. 또 기자들과 대화를 통해 상처에 대한 공유, 회사 측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현재 일부 기자들은 심리 치료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번 사태를 회사의 지휘 감독 체계 부재가 불러온 참사로 규정했다. 2일 노조에 따르면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2월29일 국장단 회의를 열고 ‘진보종편 만들기에 따른 노동조건 악화 우려에 대한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강 모 전 방송팀 기자가 고질적인 내부 문제를 고발하고 퇴사한 데 따른 후속 조치였다.
당시 회사는 △하루 8시간 근로 원칙을 준수하고 부득이한 경우 12시간을 넘지 않도록 할 것 △8시간을 넘어 근로했을 경우 다음날 또는 그 주에 휴식을 취하도록 할 것 △이를 어겼을 경우 회사 차원에서 강제 명령을 내리고 이를 어긴 팀장이 있을 경우 인사고과에 반영해 불이익을 줄 것 등을 약속했다. 또 김병기 부사장을 책임자로 지정해 부서별 근무시간 실태조사를 벌여 위 원칙이 제대로 집행될 수 있도록 하고 편집국 인사와 노무관리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노조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회사의 약속 중 지켜진 것은 없었다. 노조는 “회사의 대책은 발표만 됐을 뿐 이를 실제 집행하기 위한 어떠한 실효성 있는 노력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러한 점에서 이번 오마이TV국의 인권 침해 및 과노동 사태는 국장급 및 부사장급 이상 책임자들의 관리감독 의무 회피가 부른 것이다. 이에 노조는 징계위원회가 국장급 이상 관리자들에게 1차적 가해자들에 준하는 징계를 내려주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구성원들은 이번 사태의 정점에 있는 오연호 대표이사 역시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다른 기자는 “오연호 대표가 직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진보 종편으로 포장해 오마이TV를 앞세우겠다고 끌고 갔다”며 “오 대표 자신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감봉 수준이 아니라 사임 등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엄히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