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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선출 강행에 경력직 대거 채용 계획…"박근혜 체제 연장"

구성원 반발 속 김장겸 선임
신뢰추락 주역으로 비판받아
MBC 노조 "사장 인정 못해"
100명 비제작부서 보내놓고
경력사원 60명 채용공고 내
사장취임사 '1등 방송' 강조

이진우 기자  2017.03.01 12: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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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문화진흥회가 MBC 신임 사장으로 김장겸 보도본부장을 선임한 데 대해 내부 반발이 거세다. 350여명의 언론노조 MBC본부 기자들은 사장 선임이 확정된 지난달 23일 오후 7시쯤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앞에서 ‘MBC 분노의 날’ 촛불집회를 열고 김 사장과 방문진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김 사장이 첫 출근한 24일에도 이른 아침부터 기자들이 출근 저지 운동과 피케팅 시위를 펼쳤다.


MBC본부 기자들은 김 사장이 출근하자마자 한 목소리로 “해직자들 제자리에! 부당전보 제자리에! 공영방송 사장이 아닙니다!”라는 구호를 거듭 외쳤다. 이들은 “새 사장 선출이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 체제를 연장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사장은 김재철 전 사장 시절인 2012년 정치부장을 시작으로 보도국장, 보도본부장을 역임하는 동안 정부 비판 보도에 소극적으로 일관하는 등 MBC 뉴스를 추락시킨 주역으로 비판받고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 당시 실종자 가족을 향해 “깡패”라고 발언해 논란에 휩싸였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축소 보도로 기자들에게 사퇴 요구를 받아 왔다. 지난 2012년 170일간의 언론노조 MBC본부의 파업 당시 보도 제작 아이템을 두고 기자들과 첨예한 마찰을 빚어 논란을 산 바 있다.


MBC본부는 지난 27일 단행된 임원진 인사에 대해서도 거세게 반발했다. 노조는 “MBC를 친박 극우세력의 마지막 저항 기지로 삼겠다는 ‘김장겸 친위대’ 구성의 완결판”이라며 “불법해고를 자인한 녹취록 파문의 당사자인 백종문씨가 부사장에 선임되고, MBC 뉴스 추락의 핵심 주역인 최기화씨와 오정환씨가 각각 기획본부장과 보도본부장에 중용된 것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뻔뻔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파업 이후 승진을 거듭한 권재홍 부사장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그는 이번 인사에서 MBC플러스미디어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노조는 권 사장에 대해 “후배 기자들에게 폭력배의 누명을 씌운 ‘허리우드 액션’으로 세간의 빈축을 사고, 사원들에 대한 징계와 부당전보 등 인사폭거를 총지휘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내부에서는 이번 경영진 인사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경력 채용에 대해서도 “철저한 물갈이”라며 우려를 내놓고 있다. MBC는 지난 18일 편성·제작·보도·경영·기술 등 부문별 경력사원 채용 공고를 내고 20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원서접수를 받고 있다. 파업 이후 최대 규모로, 기존 계약직 사원의 일반직 전환까지 합치면 60여명의 정규직 사원이 충원될 예정이다.


MBC는 파업 이후 200명이 넘는 직원들을 원래 직종과 상관없는 부서로 전보했다. 현재도 기자 55명, PD 32명, 아나운서 11명 등 100명이 넘는 직원들이 비제작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MBC의 한 기자는 “법원의 부당전보 판결에도 빈자리를 대체 인력으로 채워 넣고 있다”며 “이미 보도국 대다수가 파업 이후 뽑힌 경력기자들로 채워져 있는데 이번 채용으로 완전히 자신에 입맛에 맞는 기자들로만 보도국을 채울 생각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 사장은 28일 열린 취임사를 통해 “MBC가 노사갈등에 매몰되어 있을 때 바깥세상은 빛의 속도로 바뀌고 있다. 과거에 매몰되어 진영논리로만 해법을 찾는다면 미래를 헤쳐 나갈 답을 찾을 수 없다”며 “정치적 외풍에 흔들릴 것이 아니라 생존전략 더 나아가 1등 언론, 1등 방송이 되기 위한 지략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까지 방송내용의 사실 여부를 검증해 시청자들에게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저널리즘의 기본자세가 확고할 때 방송이 품격을 가진다”고 강조하며 최근 JTBC의 ‘태블릿PC’ 보도를 두고 비판을 해온 뉴스데스크에 정당성을 부여하기도 했다.


이날 취임식은 임직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이뤄졌다. MBC본부는 특보를 통해 “유례없는 밀실 취임식”이라고 비판, “전형적 유체이탈 화법로 사과와 반성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현재의 임원진은 탄핵에 직면한 정부의 마지막 부역자들로 공영방송 MBC를 극소수 극우세력에게 갖다 바친 주역들”이라며 “반드시 한 사람씩 법적,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