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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2월…전운 감도는 공영방송

구성원에 징계·해고 칼날 겨눈
권재홍·백종문·김장겸 등 지원
KBS 양대노조, 총파업 예고

이진우·최승영 기자  2017.02.15 12: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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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공범 청산하고 공정방송 쟁취하자! 조합탄압 분쇄하고 단체협약 쟁취하자! 공정방송 사수 투쟁!” 지난 10일 서울 상암동 MBC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언론노조 MBC본부 12대 집행부 출범식 및 전국 조합원 결의대회’에서 300여명의 기자, PD, 아나운서들이 중앙홀을 가득 메웠다.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사장 선임 철회와 방송법 개선안 통과 등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2월은 MBC의 미래가 달린 중요한 시기다. 13일까지 사장 공모를 마친 방문진이 오는 23일 새 사장 확정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보로 등록된 지원자는 권재홍 부사장과 백종문 미래전략실장, 김장겸 보도본부장 등을 비롯한 14명. 그간 ‘공영방송 정상화’를 외친 MBC본부 조합원을 대상으로 징계의 칼날을 겨눈 인물이 다수 포함돼있다. 사실상 사장 선임 결정권을 쥐고 있는 방문진 이사진의 대다수가 여당 인사로 구성돼있는 만큼 정부 친화적인 인물이 선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연국 MBC본부 노조위원장은 “현 방문진 여권 추천 이사들은 MBC의 몰락을 방조하고 배후조종한 주역이다. 이들이 다시 3년 임기의 MBC 사장을 선임하는 것을 MBC 구성원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 사장 선임을 중단하고 국회의 법 개정 논의를 기다리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MBC본부 노조도 “방문진은 정부 비판에 묵인·축소 보도로 일관하는 등 MBC의 관리 감독 기구로서 주어진 사명을 스스로 내던졌다. 총사퇴가 마땅한 방문진이 경영진 선임을 강행한다면 MBC 구성원들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부 기자들은 공영방송이 정권에 좌지우지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법안 통과밖에 길이 없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7월 야당 의원 162명이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은 공영방송 이사회를 7대6으로 구성하고, 사장 임명 시 이사 3분의 2이상의 동의를 받는 ‘특별다수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가 입맛에 맞는 인사를 사장으로 내려 보낼 수 없게 하는 최소한의 조치인 것이다. 법안은 자유한국당이 “야당과 노조의 방송장악용”이라고 반발하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에 묶여 있는 상태다.


노조는 현재 임시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사장 선임을 미뤄야한다고 주장한다. 새 사장으로 선임돼도 법안이 처리되면 방문진 이사진과 MBC 경영진은 3개월 이내에 전원 교체돼야 되기 때문에 어차피 ‘시한부 경영진’이 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도건협 MBC본부 수석부위원장은 “MBC의 붕괴의 근본 원인은 지배구조에 있다. 자유한국당이 반대를 하고 있는 건 이 국면을 대선까지 끌고 가야 자기들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우리가 힘을 모아 2월 안에 법안이 통과되도록 하자”고 촉구했다.


방송법 개정안 통과를 앞두고 KBS에서도 ‘2월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전운이 감돌고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 9일 “KBS노동조합과 함께 진행한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83%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파업 시기는 양대 노조 협의에 따라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노조는 “정권 옹호를 위한 편파방송으로 공영방송의 위상과 영향력을 땅바닥으로 추락시킨 사장을 심판해야 한다. ‘공영방송 바로 세우기’의 최후의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며 방송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