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문화진흥회가 MBC 신임 사장 선임을 오는 23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확정하기로 결정했다. MBC 내부 기자들에 따르면 현재 거론되고 있는 사장 후보는 안광한 사장을 비롯해 권재홍 부사장, 김장겸 보도본부장, 문철호 부산MBC 사장 등이다.
방문진은 2일 정기이사회를 통해 사장 선임 일정을 2월 중에 실시하는 안에 대해 표결에 부치고 6명의 여당 추천 이사 전원이 찬성하며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MBC는 오는 3~13일 신임 사장을 공모, 16일에는 후보를 3배수로 압축한 뒤 23일 임시 주총에서 신임 사장을 확정한다. 27일에는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MBC 임원과 자회사 임원 선임을 사전 협의키로 했다.
이날 방문진은 야당 이사들이 제안한 사장 선임 일정을 3월로 연기하는 안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현재 임시국회에서 방송법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일정 변화에 따라 사장 임명 기준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법안이 처리되면 방문진 이사진과 MBC 경영진은 3개월 이내에 전원 교체된다.
지난해 7월 야당 의원 162명이 발의한 ‘방송법개정안(언론장악금지법)’은 기존 여야 6대3 비율의 이사회를 7대6으로 바꾸고, 사장 임명 시 이사 3분의 2이상의 동의를 받는 ‘특별다수제’를 도입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야당 추천 유기철 이사는 “최근 박근혜 정부 때문에 나라가 휘청이고 언론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1차적인 책임은 MBC에 있고 2차적인 책임은 방문진에 있다. 방문진이 이 시점에서 권한 행사보다는 책임 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계류 중인 방송법을 무작정 기다리자는 게 아니라 (방송법) 진행 과정을 지켜보고, 정관 범위 내에서 위배되지 않을 정도로 3월로 연기를 하자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여당 추천 이인철 이사는 “방송법 개정안은 지난해 하반기를 거치며 논의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다. 편성위원회 구성 등을 놓고 논란이 많은 만큼 올해 말까지 계속 끌 수도 있는 상황에서 회사가 (정치권) 일정에 맞춰서 갈 수는 없다”고 맞섰다. 이 이사는 “방송법이 입법되면 3개월 이후 발효되고 다시 3개월 이후에 사장을 임명하게 된다. 적어도 6개월이 미뤄지는 셈”이라며 “대다수의 임원의 임기가 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6개월 이상 경영하지 말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권혁철 이사도 “정치권의 일정이나 요구에 따라 바뀐다는 건 그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방송의 독립성,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방문진 이사가 정치 이슈에 맞춰 따라야 한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 3월로 미루자는 건 MBC의 대표 자리가 한 달 가량 공백이 있게 된다는 건데 그거야 말로 MBC를 관리감독 해야 하는 방문진 이사로서의 직무 유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완기 이사는 “방송법은 정치권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도 공감을 하고 있는 부분인 만큼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며 “방송법 통과 후에 신중하게 진행해도 늦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날 이 이사는 감사를 통해 드러난 일부 방문진 이사진의 골프접대와 선물 수수 의혹에 대해 특별감사 결의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특별감사 기간이 2월말까지인데 그 감사 결과가 나온 후 (사장 선임을) 진행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해당 결의 건은 야당 추천 이사진의 반대로 무산됐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현 방문진은 MBC의 관리 감독 기구로서 주어진 사명을 스스로 내던졌다"며 "총사퇴가 마땅한 방문진이 ‘시한부 경영진’ 선임을 강행한다면 MBC 구성원들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