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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기자들, 차준영 사장 퇴진 촉구

평기자 98명 사장 불신임 결의

김달아 기자  2016.12.28 14: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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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 세계일보지회 소속 차장 이하 평기자 98명이 28일 자사 차준영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세계일보가 2014년 11월 '정윤회 문건' 보도 후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리더십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기자들은 27일 오후 기자협회 총회를 열고 차 사장에 대한 불신임을 결의했다.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 등에서 2년 전 정윤회 문건 보도를 둘러싸고 청와대 외압 등 논란이 일었다.


기자들은 총회 다음날 발표한 결의문에서 "(정윤회 문건 보도 후) 검찰수사와 세무조사 등 박근혜 정권의 탄압과 이를 빌미로 일부 불순한 내부세력의 경영권 찬탈 시도, 기자 이탈 등 여러 사건·사고는 세계일보 역량을 해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영·편집 책임자들의 리더십 부재로 '정윤회 문건취재팀'이 추가로 준비했던 다른 권력기관의 일탈과 국정 부조리 문제 등 후속 보도 계획도 어그러졌다"며 "당시 차 사장과 한용걸 편집국장 등 세계일보 지휘부는 정권의 부당한 외압에 구성원들과 손잡고 당당히 맞서는 대신 문건취재팀의 의욕을 꺾는 소극 대응으로 일관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라고 덧붙였다.


기자들은 차 사장과 한 전 국장이 문건취재팀 보도와 관련한 사과 입장을 독단적으로 세계일보에 게재하려다 취재팀의 강력 반발로 무산된 정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기자들은 "차 사장은 최근까지도 기자들에게 솔직하지 못한 답변을 하는 등 최고경영자에 대한 신임을 스스로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세계일보는 2014년 11월28일 ‘정윤회 문건’으로 불리는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 측근 동향’을 보도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 정윤회씨가 자신의 비선라인을 활용해 ‘김기춘 비서실장 교체설’ 등을 퍼뜨렸고, 이 과정에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이 포함된 청와대 안팎 인사 10여명이 관여했다는 내용이다.

 
백영철 전 편집인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었다. 기자들은 "편집인 자리는 올해 신설됐다. 신문제작 최고 책임자로서 세계일보 내 위축된 분위기를 일신하고 기자들과의 원활한 소통으로 활력을 불어넣어주길 바랐지만 상명하달식 운영과 지나친 편집권 침해 논란을 야기하며 편집국 내 무기력증을 확산시켰다"고 했다.


기자들은 또 "백 전 편집인 등 편집국 지휘부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면 초기에 안이한 인식과 판단 착오로 2년 전 정윤회 문건특종 보도의 성과를 잇지 못한 채 세계일보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보도를 둘러싼 사내 안팎의 각종 억측에 휘말리게 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꼬집었다.


기자들은 "세계일보가 처한 상황이 엄중한데도 차 사장은 진솔한 사과와 반성 대신 납득하기 곤란한 해명이나 변명조로 일관했다"고도 했다.


이어 차 사장의 자진 퇴진을 촉구하고, 차 사장이 이를 거부하면 퇴진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통일교재단에 자질과 능력 갖춘 사장 임명, 공정보도위원회 설치, 공정한 인사평가시스템 등 세계일보 위상을 회복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기자들은 "세계일보가 독자와 사회의 기대에 충실히 부응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문건 후속 취재 등 책임 있는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총회에 앞서 26일 오후 발표된 세계일보 국장단 인사에서 정윤회 문건 보도 당시 편집국장을 맡았던 황정미 논설위원이 편집국장으로 재임명돼 그 배경에 이목이 쏠렸었다. 종합일간지에서 한 인물이 편집국장을 두 차례 맡는 것은 이례적인 데다, 편집국 내부에서도 황 국장 재임명을 예상하지 못한 분위기였다.


세계일보 한 기자는 "차 사장 불신임 이야기가 나오던 상황에서 후배들에게 신망이 두터운 황 국장이 재임명되자 '차 사장이 기자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려고 무마용 인사를 했다'는 말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기자는 "정기 인사이긴 했지만 황 국장 재임명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내외부적으로 혼란스러운데 황 국장과 새로운 국장단이 기자들과 함께 편집국 분위기를 쇄신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