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재단)의 ‘좋은 뉴스’ 선별 알고리즘 개발 사업으로 그간 영향력이 간과돼 온 온라인 플랫폼의 ‘뉴스 알고리즘’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포털 등이 유통시키는 디지털 뉴스의 배열과 배치, 선택을 두고 공정성 논란이 일어온 바 있지만 ‘알고리즘’은 기술의 영역으로 여겨지며 사회적 감시와 비판 논외의 대상이 돼왔다.
언론재단의 주도로 지난 5월 출범한 ‘뉴스트러스트위원회’는 지난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디지털 뉴스 유통과 알고리즘 세미나’를 열고 그동안의 성과를 공개했다. 저널리즘 가치에 기반한 ‘신뢰도 높은 뉴스’를 고르는 ‘뉴스 알고리즘’이 이들이 내놓을 결과물이다. 당장은 ‘실현 가능성’(“‘좋은 뉴스’를 고르는 알고리즘이란 게 정말 가능한가”)과 ‘활용 방안’(“어디에 어떻게 쓸 거냐”)에 대한 지적이 나오지만 이 사업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면서도 영향력은 간과돼 온 ‘알고리즘’을 사회적 논의의 장으로 부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반 국민들은 ‘뉴스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계량화하고 배열한 디지털뉴스를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다. 포털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구동되는 클러스터링, 중복기사 배제, 기사분류, 뉴스랭킹 등 ‘뉴스 유통’ 관련 알고리즘이 포털뉴스 편집 및 배열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이다. 포털을 통한 국내의 뉴스 접근 비중은 60%(‘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6’,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로 조사대상 26개국 중 3번째로 높다.
이 같은 상황에서 뉴스트러스트위원회는 ‘알고리즘’이란 이슈를 전면에 내걸고 ‘공익성’을 띤 ‘뉴스 알고리즘’을 직접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스포츠·연예’ 주제가 포털뉴스의 31.9%(2013 한국의 인터넷 뉴스, 언론재단)를 차지한 현실은 국민들의 연성 뉴스 관심도가 26개국 중 2위, 경성 뉴스에 대한 관심도는 25위(‘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6’)인 것과 무관치 않다는 문제의식이다. 구본권 뉴스트러스트위원회 부위원장(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은 이날 ”이를 시장에만 맡겨두면 (회복이) 가능한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일상적으로 접해온 포털의 알고리즘이 배제한 뉴스를 보여주며 대안의 가능성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사업추진 과정에서 예상되는 난관은 분명하다. 공공기관이 사업을 추진하는 데 따른 우려가 이미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야권에서 제기된 바 있다. ‘정부입맛에 맞는 뉴스를 고르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뉴스트러스트위원회는 이미 ‘알고리즘 개발 과정, 설계도는 물론 코드까지 모두 공개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더욱이 뉴스 평가요인에서 구글도 사용하고 있는 ‘언론사의 규모 등에 대한 판단’을 배제하며 극도로 구설수를 조심하는 모양새다. 향후 사용자가 ‘진실성’, ‘유익성’, ‘윤리성’의 각 하위 구성요소에 개인별로 가중치를 설정한 경우에만 대표기사들을 뭉치 형태로 선보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을 정도다.
지속적인 투자의 성패 여부도 과제로 남는다. 실현가능성과 활용방안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매년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공공기관이 당초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가보지 않은 길”, “디지털 세상에서의 뉴스 생산구조를 포괄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의 첫발의 일환”이라는 위원회 발언을 감안하면 이 사업은 장기간 투자가 필수적이다. 포털만 해도 현재 수준으로 고도화하는데 약 5년이 걸렸기 때문이다.
현재 위원회는 실현가능성과 관련해 ‘100개 중 최고의 기사 1~2개가 아닌 좋은 기사 20~30개를 고르는 알고리즘 개발’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언론사들 입장에선 ‘빅카인즈 DB’와의 연계보다는 ‘형태소 분석기’ 등 개별 모듈을 가져다 자사에 맞게 쓰는 방식의 효용이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최수진 국민대 교수(뉴스트러스트위원)는 이 사업의 의미에 대해 “뉴스 알고리즘 자체가 투명해야 한다는 공론장을 만드는 것”이라며 “트래픽을 추종하는 알고리즘은 많다. 하나쯤은 공익을 추구하는 알고리즘이 있어서 뉴스 환경을 다변화하는 게 이용자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