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인터뷰 안하려고 했는데 이 시국 속에서 언론인들을 위해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용마 MBC 해직기자가 해고와 전보 등 징계로 고통을 받고 있는 MBC 후배들을 위해 카메라 앞에 섰다. 지난 9월 복막암 판정을 받은 이후 첫 외부 일정이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자연치료를 받고 있는 이 기자는 이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의 통과와 징계 받은 기자들의 복귀를 촉구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외부에서 MBC를 '몰락한 왕국‘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느낀다. 그만큼 저항을 하면 처벌 받는 구조라서 반발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MBC뿐만 아니라 공영방송 모두가 이런 상황에 놓여있는 만큼, 외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해직기자들이 농성하는 자리에 방문해서 전원 복직과 언론자유를 보장하겠다고 말했는데, 약속 못 지켜서 죄송하다”며 “현 MBC는 공영방송의 정신이 사라지고 정권의 홍보만 하고 있다.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PD를 스케이트장 관리 업무를 시키는 등 인간적인 모욕을 가하는 방식으로 경영 방침에 반기를 들면 짓밟아서 꼼짝 못하게 하고 있다. 참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파업 이후 불이익을 받은 언론인들이 많은데 즉각적으로 원상회복이 이뤄지도록 힘써야 한다. 또한 언론 탄압을 일삼아왔던 세력에게 대해서는 철저하게 책임을 묻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진상 규명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 처리를 강하게 촉구했다. 문 전 대표는 “권력의 과도기 속에서 여도 야도 장악할 수 없는 지금이 바로 개선안 처리의 적기”라며 “MBC, KBS 등 공영방송의 문제를 빨리 고치지 않으면 차기 정권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영방송이 방송의 본분을 다할 수 있도록 국회에 시민사회까지 참여하는 ‘사회개혁대기구’를 구성해서 언론에 대한 대책을 제도적으로 입법화하는데 힘쓰겠다. 아직은 청문회 중이라 힘을 쏟지 못하고 있는데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징계 받은 기자들이 1, 2심에서 승소했음에도 회사가 항소해서 복귀를 못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수정될 필요가 있다”며 “하급심에서 노동자들의 부당 해고가 인정될 경우에는 상소 여부에 관계없이 우선적으로 복귀되도록 하는 법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이 기자는 “MBC 단협 사항에 그런 내용이 포함돼있지만, 5년째 무단협 상황이라 적용되지 않고 있다. 사측이 법적인 허점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밖에 나와 있는 해직자보다 수용소 안에 있는 후배들이 더 힘들지 않겠나. (이 문제는) 정치권과 국민들이 해결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뉴스를 지켜보면서 이 시국에 대해서 페이스북을 통해 논하는 게 ‘최고의 항암제’인 것 같다. 광장에서의 촛불 집회도 생중계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며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는 것보다 이걸 어떻게 푸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내년에는 망가져있는 공영방송의 정상화와 함께 건강도 회복해서 돌아오겠다”고 전했다.
이 기자는 지난 2012년 공정방송을 기치로 내걸고 시작된 MBC 파업 당시 노조 홍보국장으로 활동하다 경영진으로부터 해고당한 뒤 언론자유 회복을 위해 꾸준히 싸워왔으며, 지난 9월 복막암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