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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규 "정윤회 문건 더 보도할 수 없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4차 청문회

김달아 기자  2016.12.15 21: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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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의 전방위 언론 통제가 다시 한 번 드러났다. 15일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선 정윤회 문건을 둘러싼 언론 통제와 공영방송 인사개입이 다뤄졌다.


세계일보가 정윤회 문건을 보도할 당시 재직했던 조한규 전 사장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보도 자제 회유·압박이 있었다"며 "청와대 요구로 (자신이) 해임됐다"고 진술했다. 조 전 사장 외에 증인으로 채택됐던 한용걸 당시 세계일보 사회부장(현 논설위원), 참고인 김준모 전 취재팀장, 조현일 기자는 불출석했다.


조 전 사장은 "정윤회씨가 고위 공직자 인사에 개입했다는 세계일보 2014년 11월28일 보도 직후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 등이 저를 비롯해 편집국장, 사회부장, 기자들을 고소했다"며 "기자들이 30시간 이상 조사 받던 상황에서 보도를 더 할 순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이 "고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비망록)에 나온 '세계일보 세무조사, 정정보도 검토, 명예훼손 고발, 압수수색…' 이 시나리오대로 됐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조 전 사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청와대 압력으로 해임됐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조 전 사장은 "2014년 12월27~28일경 간접적으로 해임 통보를 받았다가 이듬해 1월2일 번복됐다"며 "다시 1월31일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김만호 비서실장에게 '청와대에서 전화가 와 불가피하게 해임하게 됐다"고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이거 "당시 한국기자협회 세계일보 지회장이던 박종현 차장, 전임 신진호 차장도 '청와대 압박 해임'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 때문에 기자들이 성명을 발표하고 한학자 총재에게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는 그러나 조 전 사장의 주장을 일체 부인하고 있다. 지난 9일자 1면 '탄핵소추안 및 국정조사 쟁점에 관한 본지 입장'에서 "조 사장 해임건은 문건 보도 시점인 2014년 11월28일 이전에 재단 차원에서 실시한 세계일보 감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사장은 "해임안이 가결된 주주총회 의사록을 보면 '사장직을 충실히 수행할 수 없기에 해임한다'고 돼 있다"며 "감사에서 명확한 해임 사유가 있었다면 그 이유를 밝혔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가 양승태 대법원장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전 춘천지방법원장)을 사찰했다는 폭로도 주목 받았다. 앞서 조 전 사장은 언론 인터뷰, 방송 출연을 통해 정윤회 문건과 함께 청와대 특급 정보 8개가 존재한다고 밝혀왔던 상황.


조 전 사장은 "양 대법원장이 등산하는 일상 생활, 최성준 당시 춘천대법원장이 대법관으로 승진하기 위해 했던 행동,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의 가족비리,  대기업 관련 비리 등이 담겼다"고 말했다.


이날 조 전 사장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건 1개를 국정조사 특위에 제출했다.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해당 문건을 검토한 후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공개를 결정했다. 박범계·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원에서 작성된 문서"라고 분석했다.


정윤회 문건에 나온 '정윤회 비서실장에게 인사 청탁을 하려면 7억원 정도 부탁해야 한다'는 내용을 두고 조 전 사장은 "현직 부총리급 인사가 정씨의 개입으로 자리에 올랐고, 박 대통령의 권유로 최씨와 정씨가 이혼했다는 것을 취재원에게 들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뿐 아니라 공영방송에 대한 언론 통제 정황도 나왔다.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언론 감시, 사찰, 통제를 넘어섰다. 최순실씨의 언니 최순득씨가 모 언론사에 전화해 국장을 자르라고 한 게 이미 보도되지 않았느냐"며 "청와대가 공영방송 KBS 사장, 이사장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김영한 비망록'에 다 나와있다"고 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박근혜 정권은 대단히 교활하고 강도 높게 언론을 탄압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는 언론 게이트라 불릴만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14일 언론노조가 10대 언론부역자로 꼽은 △고대영 KBS 사장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김성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박노황 연합뉴스 사장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배석규 전 YTN 사장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 △안광한 MBC 사장 △이인호 KBS 이사장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다음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