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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 기자협회장 "YTN 취재진에 용기를 주십시오"

노조 누리집에 글 올려

이진우 기자  2016.11.25 13: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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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신 YTN 기자협회장이 지난 19일 촛불시위 때 시민들이 “YTN 차빼라요구한 데 대해 참담한 심정을 밝히며 어떤 상황에서라도 취재는 계속돼야 한다. 용기를 달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24일 YTN 노조 누리집에 올린 윤택남의 취재는 계속돼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언론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 미안함에 더 열심히 뛰고 더 나은 보도로 집회 현장을 기록하겠다. 내부에서도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청와대 애완견을 자처한 이들을 기록하고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YTN이 다시 일어서려면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주말 경찰과 대치하던 내자동 현장에선 YTNJTBC 등 다른 방송사와 함께 라이브로 현장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촛불 집회에 동참하고 있던 후배에게 급한 연락이 왔다. 저녁 8YTN 차량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YTN 차빼라"를 외치면서 현장 기자 참여가 어려운 상황이라 전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면 바로 옆 JTBC 현장 중계때는 과거 MBC 이상의 응원이 이어졌다. 잠깐이었지만 시민들의 항의를 직접 받고, 현장을 전하지 못했던 YTN 막내 기자들의 참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정 회장은 시민들의 반응은 이해하고도 남는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이어오며 내내 추락해온 YTN 보도를 돌아보면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지적하며 “YTN은 이번 주말 200만 촛불의 바다를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전보다 많은 인력을 투입해 특보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비판이 있다면 달게 받고 소통하겠다. 그러나 집회 현장에서 취재와 촬영을 막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어렵게 싸우며 노력하는 현장 기자들의 열의를 꺾고, 직접 욕을 들어야하는 보도 책임자들의 핑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YTN 내부에서는 지난 2008이명박 정권의 낙하산 사장 선임 반대 투쟁으로 인해 기자 6명이 해고됐고 33명의 사원이 징계를 받은 등 아픔을 겪은 이후 보도 검열과 자기 검열이 만연해졌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 회장은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주말 상황이 돌발 상황이긴 해도 사내에서 안타깝다고 느끼는 후배들이 많았다. 힘이 빠지기도 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이 많다외부에서는 MBCKBS, YTN의 과거 사정들을 전혀 모르고 계셔서 그러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사로 보여드리겠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고, 안에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윤택남'의 취재는 계속돼야 합니다>

2008년 여름, 이명박 정권 초기 광화문 촛불 집회 초기 때 일입니다.

시청 앞 집회를 마치고 당시 서울역 YTN 사옥을 지나던 수 만명의 시민들이 "YTN 불꺼라" 외쳤던 일이 있었습니다. 집회 취재 현장은 더 심했습니다. YTN 카메라를 막아서고, 심지어 취재진을 때리는 시민까지 있었습니다. 반면, 당시 쇠고기 졸속 협상 문제와 광우병 위험성을 자세히 알린 MBC 취재진은 당시 뜨거운 환영을 받았습니다.

YTN 기자들의 충격이 컸습니다. 내부에서 자성으로 이어졌습니다. 마침 MB 대선 특보 출신의 낙하산 사장까지 투하되고, 돌발영상을 없애려는 정권 차원의 압박이 본격화 됐습니다. 공정한 보도 없이는 영원히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란 내부 위기감도 커졌습니다. 이후 돌발영상을 비롯한 YTN보도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어느새 "YTN 불꺼라"며 비난하던 시민들은 "YTN 지키자"며 응원하고 나섰습니다. MBC의 '마봉춘'에 이어 YTN에 '윤택남'이란 애칭도 생겼습니다. 밤마다 촛불을 밝혀주는 시민들의 응원은 대량 징계와 고소의 반복 속에도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 사장에 맞서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해직된 노종면 당시 노조위원장 등 동료들은 아직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8년이 지난 주말, 참담한 기억이 반복됐습니다.

박근혜 하야를 외치는 촛불 시민들이 광화문 등에 100만 명이 모였습니다. 경찰과 대치하던 내자동 현장에선 YTN도 JTBC 등 다른 방송사와 함께 라이브로 현장 소식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촛불 집회에 동참하고 있던 후배에게 급한 연락이 왔습니다. 저녁 8시 YTN 차량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YTN 차빼라"를 외치면서 현장 기자 참여가 어려운 상황이라 전해왔습니다. 반면 바로 옆 JTBC 현장 중계때는 과거 MBC 이상의 응원이 이어졌습니다. 현장 보도를 준비하던 현장 기자는 잠시 생방송 참여를 접어야 했고, 이후 어렵게 끝까지 현장을 지켰습니다. 잠깐이었지만 시민들의 항의를 직접 받고, 현장을 전하지 못했던 YTN 막내 기자들의 참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 상황을 전해들은 내부 구성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민들의 반응은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이어오며 내내 추락해온 YTN 보도를 돌아보면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YTN 보도가 망가지든 말든 홍상표, 윤두현 등 보도국 책임자들이 줄줄이 청와대로 달려갔습니다. 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 보도 한달 넘게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것 역시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다른 언론들의 대특종을 지켜보며 YTN 기자들 역시 밤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노조와 직능단체 긴급 총회 이후 뒤늦게 대통령과 세월호 관련 의미있는 보도가 가능했지만 여전히 미흡한 것이 사실입니다.

뒤늦게 취재 경쟁에 뛰어 들었지만 촛불의 강물이 흐르는 집회 현장 만큼은 라이브에 강한 YTN의 강점을 살려 충실히 보도해야 합니다. 이마저도 YTN 보도 책임자들은 집회 초기 의미를 축소하고, 특보 요구를 "선동"이라며 소극적으로 대처해 왔습니다. 매주 사상 최대를 넘어서는 촛불의 물결이 이어지고, 지속적인 문제 제기로 보도 책임자들이 보도를 막거나 왜곡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이런 결과로 지난 주말에서야 YTN이 전국 집회 상황을 라이브로 자세히 전할 수 있었고 내자동 로터리 현장 중계까지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번 주말 다시 200만 명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시민들이 모인다고 합니다. YTN도 200만 촛불의 바다를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전보다 많은 인력을 투입해 특보를 준비중입니다. 근무가 아닌 기자들 중에는 촛불을 들고 집회에 동참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시민들의 비판이 있다면 달게 받고 소통하겠습니다. 그러나 집회 현장에서 취재와 촬영을 막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됩니다. 어렵게 싸우며 노력하는 현장 기자들의 열의를 꺾고, 직접 욕을 들어야하는 보도 책임자들의 핑계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취재는 계속돼야 합니다.

"YTN 차빼라"가 아니라 2008년처럼 "잘해라!" "힘내라!"라고 용기를 주시면 어떨까요? 언론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 미안함에 더 열심히 뛰고, 더 나은 보도로 집회 현장을 기록할 것입니다. 내부에서도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청와대 애완견을 자처한 이들을 기록하고, 끝까지 책임을 묻도록 애쓰겠습니다. YTN이 다시 일어서려면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절실합니다.

2016.11.24
YTN 기자협회장 정유신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