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JTBC, MBN, TV조선 종합편성채널(종편) 4개사가 내달 1일 개국 5주년을 맞는다. 종편은 개국 당시 보수층만을 위한 채널이라는 냉소적 시선에다 방송통신위원회가 4개 사업자를 한꺼번에 승인해주면서 ‘승자의 독배’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개국 5주년을 맞는 종편이 이런 편견을 깨고 실적 개선과 영향력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종편은 뉴스 수요가 많은 현 정국에서 지상파의 빈틈을 빠르게 공략하며 반전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시청률 상승 등 양적 성장 거듭
이런 분위기는 시청률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2015년 텔레비전 방송채널 시청점유율 조사’결과에 따르면 종편 4개사 시청률은 개국 당시 0.296%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2년 5.026%, 2013년 8.918%, 2014년 11.813%, 2015년 13.915%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지상파 3사의 경우 2011년 60.446%에서 지난해 47.225%로 떨어졌다.
한 종편사 임원은 “종편 4개사의 올해 10월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8%가량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만큼 아직 성장 여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방송의 한 축이 지상파에서 종편으로 넘어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청률 증가는 고스란히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종편 대대주인 신문사의 역할도 부정할 수 없지만, 최근 지상파의 매출 하락세를 봤을 때 종편 실적개선의 흐름 역시 가볍게 볼 수 없다는 게 방송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종편의 1년 치 매출이 처음 집계된 2012년의 실적을 보면 매출은 480억~642억원에 불과한 반면 영업손실은 419억~1397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엔 종편 3개사가 동시에 ‘매출 1000억원 시대’(JTBC의 경우 2014년)를 열었을 뿐 아니라 영업손실 역시 크게 개선됐다. TV조선은 45억원 흑자전환했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역시 시청률 10%를 넘긴 프로그램이 몇 안 되고 이런 프로그램만 겨우 광고가 완판된다”며 “후발주자인 JTBC의 뉴스룸과 썰전의 경우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이 됐다”고 말했다.
종편 4개사가 외형상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기 노력도 있었겠지만 그간 방송발전기금 면제 등 지상파와 달리 ‘비대칭규제의 수혜’를 받은 측면도 크다.
볼거리·투자 확대 등 관건
종편이 안고 있는 과제 역시 적잖다. 우선 시청자 층의 저변 확대가 가장 큰 과제이자 고민거리다.
종편 4개사의 메인뉴스의 경우 지난 ‘4·13총선’ 이후 3%대 안팎이었던 시청률이 1%대까지 곤두박질쳤다. JTBC를 제외하고 그동안 충성도 높은 시청자 층으로 여겼던 50대 이상 보수층이 등 돌리는 탓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 보도에서 JTBC, TV조선 등이 선전하면서 종편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일 수밖에 없다.
특히 JTBC의 ‘뉴스룸’과 ‘썰전’은 8%대와 10%대 안팎의 시청률을 유지하면서 시청자층의 인식변화를 느낄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뉴스룸’은 지난 14일 방송에서 9.289%(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종편 뉴스 시청률의 새장을 열었다.
그럼에도 진정한 승부는 이번 국면이 끝난 이후에도 현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가 될 것이라고 종편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종편이 ‘잘하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지상파 3사가 ‘못한 것’에 따른 반사이익도 누리고 있어서다.
TV조선 관계자는 “메인뉴스가 3%대를 기록하다 유지를 못하면서 1%대까지 떨어졌다”며 “현재 시청률을 얼마만큼 끌고 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무늬만 종편’이 아닌 시청자들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야 하는 것도 또 다른 과제다. 종편 역시 이런 분위기를 감안, 개국 5주년을 맞아 다양한 시도를 통해 반전 분위기를 모색하고 있다. 일례로 채널A가 지난 10일 첫 선보인 음악예능프로그램 ‘마법같은 선곡쇼-싱데렐라’도 같은 맥락에서 제작됐다.
보도 프로그램과 재방 비율을 낮추기 위해선 결국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데 경영부담을 감내하고 얼마만큼 투자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이 밖에 인력유출 문제 역시 종편이 자리 잡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또 다른 종편 관계자는 “회당 제작비가 1억원 가량 소요되는 예능 프로그램 등을 10개가량 론칭했지만 시청률이 나오지 않으면서 조기 종영할 수밖에 없었다”며 “채널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프로그램 제작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하지만 지상파나 대기업이 모기업인 tvN처럼 무작정 투자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