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말말 |
“처음에는 움찔했는데 이제 정신이 든 것” |
여야가 최순실 게이트 특검 법안에 합의하면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이름이 세간에 급부상하고 있다. 채 전 총장은 박근혜 정부 초기 국정원 댓글사건을 수사하고 원세훈, 김용판 등을 기소했다가 혼외자 의혹이 터지며 취임 5개월 만에 사퇴를 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 뜻에 따르지 않아 보복을 당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기 때문에 국민들 사이에서 현재 특검으로 떠올려지고 있는 것이다.
17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검찰이 본연의 기능을 읽어버리고 설탕이 돼 버린 것. 그러다보니까 사태가 더 커졌다”면서 “국민들께서 맡겨주면 저는 사감은 없다. 최선을 다해서 무엇이든 간에 책임은 다해야 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채 전 총장은 현 정국에 대해 “지금 이건 사건이라기보다는 사태라고 보인다. 이런 사태가 해방 이후 국민들이 피흘리며 만들어낸 헌법과 민주주의를 한 줌도 안 되는 기득권자들이 유린해버린 그런 헌법과 민주주의의 기본질서 파괴 사건이라고 본다”고 규정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이 국정농단 사건과 연루된 대통령이라든지 정치인이라든지 관련자들 모두를 혐의가 있을 때는, 범죄혐의가 있다고 판단될 때는 엄하게 처벌해서 헌정질서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또 그런 기득권자들은 또 다른 최순실을 만들어서 민주주의를 또다시 유린할 가능성이 높다. 상당히 그런 우려를 하게 된다”고 밝혔다.
채 전 총장은 현재 대기업들이 대가성 없이 자발적으로 모금을 하고 재단을 만들었다고 하기 시작하면 조사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래서 수사라는 것은 본인들의 진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예를 들면 이전에 전두환, 노태우 비자금 사건 때도 그 사람들 다 정치자금으로 받았다고 했지만 당시는 정치자금법이 없었다”며 “그런데 결국 뇌물에 관한 새로운 법률을 만들어낸 거다, 포괄적 뇌물수수라는 법리를 개발을 했고 그럼으로써 그때 당시에 단죄가 가능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굉장히 적극적이고 단죄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할 때 그러한 정황증거를 다 엮어서 새로운 법률을 구성하는 것도 노력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채 전 총장은 현재 검사들이 보여주는 모습에 대해 “대단히 실망스럽고 염려스럽다”면서 “중대한 정치적 사건마다 아무리 봐도 공정성이 지켜지는 것 같지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최순실, 우병우 이 사건 수사 초기에도 출발부터 매우 잘못됐었다”면서 “그때 형사8부에 배당을 했다. 그럼 거기 검사 혼자서 그걸 어떻게 하라고. 그럼 결국 그걸 배당했다는 얘기는 그냥 가지고 있으라는 얘기 아니냐. 국민들이 거세게 들고 일어나고 언론에서도 집중적으로 포화를 가하고 이러다 보니까 나중에 뒤늦게 수사팀을 확대해가면서 수사에 들어갔는데 그러다 보니까 결국 관련자들한테 증거인멸 시간을 자꾸 벌어준 꼴이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채 전 총장은 과거 원세훈, 김용판과 관련한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당시에도 “가이드라인이 있었다”고 거론하며 이번에도 “그게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법과 원칙대로 하라고 했다. 가이드라인이라는 것 자체가 대통령이나 거물은 빼고 하라는 거 아니냐는 부분에 대한 견해 차이”라며 이번에도 “그런 노력은 있을 거라는 거다. 워낙 사태가 위중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채널을 통해서 사태를 좀 최소화시키고 또 하루 속히 이 혼란 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그런 부분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 전 총장은 본인이 최순실 게이트의 특별검사로 하마평에 오르는 데 대해 “제가 이번 12일날 있었던 100만명의 촛불집회에 가족들과 함께 나가봤다. 그때 참 많은 걸 느꼈다. 결국 돈과 힘을 가진 사람들은 제멋대로 법을 무시하고 또 선량한 국민들은 또 그래도 나라를 바로, 정의를 바로 세워 보겠다고 피흘렸던 대한민국의 슬픈 현대사가 또 반복되는구나. 5.18 사태라든가 이런 거 다 겪었던, 6.10사태 다 겪었던 세대였지만 심지어 그런 장면들이 자꾸 떠올랐다. 결국 그걸 통해서 이러한 민주헌정질서가 확립됐던 것인데 이게 또 허물어져서 또 국민들이 나가서 저 고생을 하시는구나. 굉장히 눈물이 많이 났다”고 전했다. 이어 “어쨌든 정권 초기에 일을 하다가 제 일신상의 문제로 인해서 대여섯 달 만에 결국 중도에 하차한 제 자신에 대해서 상당히 부끄럽다라는 생각을 해 봤다”며 “그래서 더 이렇게 나라가 됐을 수도 있겠다는 자책감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채 전 총장은 또 “검찰이 이렇게 납작 엎드리게 돼서 결국은 소금기능을 못하게 된 거다. 소금과 빛 기능을 해 줘야 되는 게 검찰의 본연의 기능인데 빛도 잃어버리고 설탕이 되어버린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까 이런 사태가 커졌다. 그건 결국 그것도 대통령도 불행해진 거 아니냐, 또 이 나라가 불행해지고 이런 자책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마음을 갖게 되면서 이건 역사의 흐름이다. 제 팔자다. 국민들께서 맡겨주신다면 저는 사감은 없다. 3년 동안 다 내려놓은 사람이고 공정하게 최선을 다해서 무엇이든 간에 책임은 다해야 되지 않느냐, 꼭 그래야 된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채 전 총장은 특검으로 임명이 된다면 가장 주목해서 볼 지점에 대해 “인적청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은 이 국정농단 사태가 가능했던 것은 거기에 일종에 추종하고 방조하고 가담해서 조력하는. 어떤 속된 표현입니다마는 어떤 부역한 공직자들.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상당히 역점을 둬서 말 그대로 새로 역사를 세운다는 그런 마음으로 청산작업이 이루어져야 된다”고 지적했다.
채 전 총장은 이와 관련해 “사건의 성격이나 또 관련자들 숫자, 제기된 의혹의 범위,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이게 지금 (20명으로 배정됐는데) 최소한 검사가 30명 이상은 돼야 한다”면서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충분한 인력과 수사권을 지원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분석을 하고 복구하고. 그러면 그 (수사관과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인력이 다 필요하다. 특검이라는 것은 독립된 관청이 생기는 거고 그러면 그럼 독립된 관청에서 거기에서 지금 법이 정해 준 그 인원 테두리 안에서 죽으나 사나 수사를 해야 되는 그런 문제가 있다”며 “(현재로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