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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류언론 받아쓰기 관행 결과물

미 대선 예상 밖 결과에 국제부 패닉

김달아 기자  2016.11.16 13: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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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개표가 한창이던 9일 오전. 국제부 기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전망하고 기사를 준비했는데, 트럼프가 승기를 잡고 있었다. 예상 밖의 전개였다. 지면을 뒤엎을 수밖에 없었다. 부랴부랴 트럼프 당선에 맞춰 기사를 다시 써야했다.


종합일간지 국제부 A기자는 “진지하게 트럼프가 되리라 생각한 기자는 한 명도 없었을 것”이라며 “미리 준비한 기사에 수치만 채워 넣으면 될 줄 알았는데 상황이 급변해 모두들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언론사들은 클린턴의 당선을 한 치도 의심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주류 언론이 클린턴의 승리 가능성을 예측했기 때문이다.


국제부 기자들 사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제지 국제부 B기자는 “신뢰성 높다는 미국 여론조사 수치와 언론의 분석을 믿었다”며 “브렉시트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의심을 버리고 통계에 의존했던 탓”이라고 했다. 종합일간지 국제부 C기자는 “외신을 거쳐 간접적으로 미국 여론을 접하기 때문에 클린턴 패배는 생각지도 못한 것 같다”며 “현장과의 괴리를 절실히 느꼈다”고 했다.


황상철 한겨레 국제뉴스팀장은 “미국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율이 40%대를 유지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며 “여론조사가 아니라 민심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파악하는 데 주력해야 했다”고 말했다.


국제부의 외신보도 받아쓰기 관행은 꾸준히 지적돼 왔다. 지난 3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외신 인용보도 문제점과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외신 의존도를 낮춰 정보 주권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인데도 언론의 국제 뉴스 비중이 낮다는 건 문제”라며 “국제뉴스 전문기자를 키우거나 전문가 인력을 구성해 다양하고 깊이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