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일보 기자들은 ‘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 등을 포함한 최근 자사 콘텐츠 품질에 대해 10명 중 9명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동아 노동조합과 공정보도위원회가 지면 경쟁력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2~6일 공동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동아일보 콘텐츠 품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안팎의 우려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93.3%가 ‘그렇다’(매우 그렇다 53.7%‧그런 편이다 39.6%)고 답했다.
반면 ‘보통이다’(6.0%)거나 ‘매우 그렇지 않다’(0.7%)는 답변은 소수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엔 신문 제작에 참여하는 기자직 31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응답률은 43.9%(138명)였다.
특히 동아 기자들은 최순실 게이트 보도와 관련해 ‘미흡’(43.3%)하거나 ‘매우 미흡’(49.2%)하다고 답했다.
초기 보도가 부실한 이유에 대해서도 ‘타지보다 늦은 보도’(33.9%)란 답변이 가장 많았고 ‘권력 비판의식 부족’(30.1%), ‘미진한 현장취재’(17.0%)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들은 지면 경쟁력 악화의 주된 이유로 최근 수년간 콘텐츠 제작보다 수익성에 무게를 두면서 편집국의 조직역량이 분산됐기 때문으로 보았다. 실제로 노조와 공보위가 편집국 인력 파견 현황을 조사한 결과, 방송이나 광고 등에 파견된 동아 기자는 45명(채널A 파견자 38명 포함)에 달했다.
최근 동아일보의 지면 경쟁력(어젠다 설정 능력, 기사 파급력 등)을 5년 전과 비교한 질문에 대해선 ‘매우 떨어졌다’(51.8%)거나 ‘약간 떨어졌다’(33.6%)고 답했다. 반면 ‘매우 올랐다’거나 ‘약간 올랐다’라는 답변은 없었다.
지면 경쟁력 하락 이유에 대해서도 ‘경직된 조직 문화’(27.0%), ‘정치‧경제권력에 무비판적인 보도 형태’(23.0%), ‘편집국 기자 부족’(21.5%), ‘현직기자의 전문성 하락’(17.2%) 등을 손꼽았다.
동아일보 노동조합은 14일 발행한 노보 ‘동고동락’을 통해 “기자들은 최순실 보도에 대한 본보의 부실한 초기 대응뿐 아니라 콘텐츠 경쟁력이 점차 하락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같이 했다”며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최순실 게이트와 같이 의혹이 불거졌다면 본보의 초기 대응이 과연 이번과 같았을까. 본보의 비판기능은 과거보다 뒷걸음질 쳤다”고 진단했다.
이어 “언제부턴가 우리 조직은 현안이 발생할 때 경쟁지의 동향이나 회사의 입장을 고민하면서 기자들 모두가 ‘자기검열’하는 상황에 빠졌다”며 “최순실 게이트의 결정적인 제보나 취재원이 왜 동아일보를 찾아오지 않았는지도 우리가 뼈아프게 반성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