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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드 보도' 비판 기자협회장 등 무더기 징계회부

기자 10명 중 9명 최순실 보도책임자 사퇴요구..."가만히 있으라는 것"

최승영 기자  2016.11.11 20: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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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지난 7월 자사 ‘사드 배치’ 보도를 두고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전·현직 기자협회장과 노조위원장을 무더기로 징계에 회부했다. 최근 공영방송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를 두고 ‘참사’라는 내부 평가와 함께 책임자 사퇴요구가 거세지자 이를 징계로 억누르려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KBS는 11일 이영섭 기자협회장과 노준철 전 전국기자협회장, 이하늬 전 전국기자협회 대구경북지회장 등 3인을 징계에 회부했다. KBS는 지난 7월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경북 성주가 확정된 후 ‘경찰이 반대 집회에 외부세력이 개입한 것을 확인했다’는 보도를 냈는데, 이들은 해당 리포트와 제작과정과 관련해 비판 성명 등을 낸 바 있다. 당시 이영섭 기자협회장은 사내 게시판에 해당 보도의 부적절함을 지적하는 글을 올렸고, 지역총국 기자들의 모임인 전국기자협회는 본사 보도 책임자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강압적으로 리포트 제작을 지시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노준철·이하늬 기자는 당시 전국기자협회의 간부직을 맡고 있었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같은 달 ‘고대영 사장이 임원회의에서 사드 관련 뉴스에 대한 보도지침성 발언을 했다’는 성명을 냈던 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 성재호 본부장이 징계에 회부된 바 있다.

KBS 측은 ‘(이들 전현직 기자협회장과 노조위원장 등 3인이) 성명서 등을 통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오인케 할 수 있는 내용을 적시해 공사의 명예를 훼손한 것’을 징계의 이유로 들고 있지만 구성원들은 최근 공영방송사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를 두고 ‘참사’라는 내부 평가와 함께 반발이 커지자 이를 억누르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새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바로 이 시점에 맞춰 새노조 위원장과 기자협회장들을 무더기 징계에 회부한 의도는 뻔한지 않은가”라며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보도 침묵과 은폐, 뒷북 보도 등으로 인하여 사내 구성원들의 분노와 책임자들의 사퇴요구가 커지자 이를 징계로 억눌려보고자 하는 얄팍한 술수일 뿐이다”이라고 밝혔다. KBS는 징계에 회부된 기자들이 문제제기를 한 후 고대영 사장의 요구로 지난 7월 특별감사를 실시했는데 이번 징계절차는 석 달이 넘은 지금에야 본격화됐다.

더욱이 현재 KBS내부에서는 자사의 ‘최순실 보도참사’에 대한 비판과 관련 보도 책임자들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KBS기자협회는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자사 570여명 전 기자를 대상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보도참사 관련 보도본부장·뉴스룸 국장(보도국장) 사퇴촉구 결의’ 안건에 대한 찬반투표 실시결과를 11일 공개했는데 투표자 10명 중 9명은 이들이 ‘사퇴해야 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간부 등을 포함해 총 398명(투표율 69.82%)이 참여한 투표에서 김인영 보도본부장은 349명(87.69%), 정지환 보도국장은 355명(89.20%)으로부터 사퇴를 촉구 받았다. 또 새노조는 보도참사와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물어 사내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으며 KBS노동조합과 함께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하는 데도 합의한 상태다.

새노조는 현재 국정농단과 관련한 국민들의 분노와 부역자들에 대한 처벌 목소리를 거론하며 고대영 사장을 비판, 이번 징계에 대해서는 “KBS구성원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협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