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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사설, 일방적 총리 지명 한목소리 비판

사설 분석

김달아 기자  2016.11.03 10: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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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2일 기습 개각을 단행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신임 국무총리에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지명했다. 부총리겸기획재정부장관에 임종룡 금융위원장, 국민안전처 장관에 박승주 전 여성가족부 차관을 내정했다.


박 대통령은 야권 인사 총리 지명을 국면수습 카드로 내놨지만, 야당은 일방적 개각이라며 총리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여당에서도 부정적 입장이 나오는 상황이다. 


종합일간지도 3일 사설에서 박 대통령의 기습 개각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경향신문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실상이 드러나면서 국정이 멈춰 있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자기 권력 유지에만 골몰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에 분노한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탄핵·퇴진을 요구하는 판국에 박 대통령이 방탄 내각을 발표한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박 대통령이 진정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국정의 정상화를 고민했다면 독단적으로 총리를 지명하기에 앞서 여야와 함께 논의하고 합의했어야 한다. 그런데 야당은 고사하고 여당 지도부도 모르는 개각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박 대통령은 이미 시민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야당의 협력 없이는 국정 정상화가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을 설득하기는커녕 야당에 공세를 취하며 역주행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박 대통령은 이제 막다른 길에 놓여 있다. 유일한 출구는 박 대통령이 이번 개각을 즉각 철회하고, 자기가 한 일을 시민 앞에 솔직히 고백하고 검찰 수사를 받음으로써 용서를 구하는 것"이라며 "그리고 국정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선언하고 야당과 함께 거국적 중립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박 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을 사실상 시인한 뒤 거국내각 또는 책임총리 요구가 들끓은 것은 박 대통령에게 더 이상 국정을 맡길 수 없다는 공감대가 퍼져서"라며 "여야 모두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총리가 국정을 주도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인데, 박 대통령은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과의 협의도 없이 덜컥 개각을 발표해 판단력을 의심케 만들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야당의 반발은 당연하다. 오죽하면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총리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등 여당 내 비박(비박근혜)계까지 반발에 가세하겠는가"라며 "박 대통령이 추락하는 지지율과 국민의 비판에도 잘못을 깨닫거나 교훈을 얻지 못하고 죽어도 통치스타일을 바꾸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박 대통령의 일방적인 총리 지명으로 거국내각 복안은 사실상 무산됐고 정국은 극도의 혼돈에 빠지게 됐다"며 "이렇게 사태를 악화시킨 책임은 전적으로 박 대통령에게 있다. 성난 민심을 달래 남은 임기를 마칠 골든타임을 대통령 스스로 걷어차고 있는 셈이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지금 국민 가운데 개각에 관심 갖는 이가 몇 명이나 되겠는가. 대통령과 최씨가 도대체 무슨 관계인지, 최씨의 국정 농단에 대통령이 얼마나 개입했는지, 혹은 대통령 본인이 농단을 주도한 것은 아닌지에 모든 눈길이 쏠려 있다"며 "이런 의혹들을 해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전에는 그 무슨 눈가림의 조치로 파문을 덮으려 해도 헛수고일 뿐"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지난 30일 저녁 청와대 비서실을 깜짝 개편한 데 이은 두번째 일방적인 ‘인적 개편’이다.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며 "상황의 위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여전히 꼼수로 위기를 벗어나려는 대통령 모습에 절망감과 심한 분노를 느낀다. 대통령 스스로 전면적인 국민 저항을 불러들이고 있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고 했다.


한겨레는 "박 대통령은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미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럴수록 민심의 이반과 분노만 커질 뿐이다"이라며 "지금이라도 총리 지명을 철회하고 여야 정치권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 항거를 스스로 불러들이는 잘못된 행동을 하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박 대통령의 신임 총리 지명 이후 거세진 야권의 하야 요구가 섣부르다는 입장을 이날 사설에 담았다.



 조선일보는 "야권에서는 유력 대선 주자까지 박 대통령을 향해 '즉각 물러나라'고 하는 등 하야(下野) 요구가 공개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야권 출신 인사를 총리로 앉혀 내치(內治)를 맡기는 방식으로 사태 수습을 해 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하지만 총리 인준 권한을 가진 야권과 상의도 하지 않아 김 지명자 카드가 발표 첫날 사실상 물 건너가고 말았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 하야를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고서 주장하는가. 지금 여론조사에서 하야 요구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하야는 끝까지 피해야 할 선택이고 그야말로 막다른 최후의 골목에서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지금 같은 식이라면 결국 최악 상황까지 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전에 거쳐야 하는 단계가 있다"며 "대통령이 국정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선언하고 야권이 동의하는 책임 총리가 등장할 수 있다. 진행 중인 수사 결과에 따라 탄핵으로 갈 수도 있다.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섣부른 하야론이 우리 사회를 둘로 쪼개 또 다른 차원의 위기를 불러올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