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직종 폐지와 잡포스팅 전면확대를 골자로 하는 인사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인사제도 개편이 회사에 비판적인 직원들을 엉뚱한 업무에 배치해 ‘저성과자’로 낙인찍고, 해고압박에 시달리게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10일 노보에서 사측이 국정감사 직후 인사제도 개편을 강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보에 따르면 이는 정기순환근무제도 축소, 직종폐지와 맞물려 ‘잡포스팅’ 전면 시행 후 응모에 탈락한 직원들을 재교육시키고 업무 재배치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KBS본부는 “쉽게 말해 기자나 PD 등 제작 직군으로 입사한 직원이 상황에 따라서는 시설 관리나 네트워크 유지, 운영 등의 업무에 투입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문제는 이러한 응모와 선발과정에서 공정성을 어떻게 담보할 수 있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KBS본부의 우려는 ‘KBS식 잡포스팅’이 회사에 비판적인 직원들을 걸러내는 제도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잡포스팅은 직원충원이 필요할 때 기업이 외부가 아닌 사내에서 인재를 모집하는 제도다. 그런데 자기계발을 목적으로 신규사업 등에 한해 실시하는 제도가 KBS에서는 전사적으로 확대됐다. KBS본부는 “응모한 곳(부서장)으로부터 아무 선택을 받지 못한 직원들은 이른바 ‘문제 있는’ 직원들로 분류되어 연수원에서 재교육을 받게 된다. 연수원 재응모에서 탈락되면 인사부 직권으로 업무에 재배치된다”고 설명했다.
KBS본부는 이 같은 조치가 KBS에 쉬운 해고를 도입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잡포스팅에 따른 유배 인사’, ‘낯선 업무 이행에 따른 저성과자 낙인’, ‘쉬운 해고’의 수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KBS본부는 “회사는 인력효율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직종폐지’는 회사 입맛에 맞지 않은 직원들을 상대로 이른바 ‘유배’인사를 보내서 마지 못해 스스로 사표를 내도록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직종과 해당 업무 범위의 유지는 KBS 구성원들의 매우 중요한 근로조건이고 당사자나 노동조합의 동의 없는 직종폐지는 위법행위”라면서 “시행될 경우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형사고발하는 등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 홍보팀 관계자는 잡포스팅 제도와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해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