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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경력직 낚아채기로 언론계 황폐화 부추겨"

[미방위 방송문화진흥회 국감]
야당 의원들, 고영주 이념 논란에 집중공세

이진우 기자  2016.10.12 13: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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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 채택도 제대로 안 된 국감을 왜 하는지 국민들이 반문하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문화진흥회의 국정감사장은 초반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백종문 녹취록’과 관련해 김재철 전 MBC 사장과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을 여당의 반대로 증인으로 부르지도 못했다”고 지적한 데 이어 고 이사장의 이념 발언과 트로이컷 이슈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것.


의원들은 먼저 지난 2012년 파업 이후 감정의 골이 풀리지 않는 노사 관계를 거론했다. 윤종오 무소속 의원은 “부당징계와 관련한 소송 36건 가운데 29건을 노조가 승소했지만, 회사는 재징계 등 보복징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8억원의 소송비가 들었는데 노조 상대 소송은 20억원에 달한다”며 “가뜩이나 경영상태가 좋지 않다면서 왜 자꾸 징계를 남발하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고 이사장은 “전적으로 회사가 잘못해서 패소한 게 아니라 징계사유는 있는데 해고는 과하다라는 의미”라며 “해고 무효가 나더라도 재징계를 할 수 있다는 게 대법원 판례”라고 반박했다.


김성수 더민주 의원은 불법 해고 정황이 드러난 녹취록의 당사자, 백종문 본부장에 대한 징계를 촉구했다. 녹취록 속에서 백 본부장은 “최승호(PD)와 박성제(기자)는 (해고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런데 가만 놔두면 안 되겠다 싶어 해고를 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미 모든 게 드러났는데) 당연히 징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촉구했고, 고 이사장은 “임원에게는 해임 조치를 할 수밖에 없는데 그 정도의 사안은 아니라고 이사회에서 결정을 내렸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직원 사생활 감시’로 논란을 일으킨 MBC 사내 보안프로그램 ‘트로이컷’과 관련해, 경영진들의 징계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법원이 경영진에 대해 공동불법행위자로 적시했고, 회사의 명예를 실추했으며 금전적인 피해도 입혔다고 판단했는데도, 고작 실무자인 차재실만 징계하고 나머지 경영진에 대해서는 전혀 징계를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최명길 더민주 의원은 “법원은 처음부터 범죄를 의도했다고 봤다. 그 4400만원의 배상금을 어떻게 처리했냐”고 묻자 고 이사장은 “MBC에서 공적으로 냈고 당사자들의 배분을 위해 로펌 자문을 통해 절차를 밟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최 의원은 “로펌 수임비가 더 드는 게 아니냐”고 꼬집으며 “어떻게 회사 돈을 이렇게 남발할 수 있냐”고 비판했다.


의원들은 MBC의 인사시스템에 대해서도 불공정성을 거론했다. 박홍근 더민주 의원은 “공정방송을 위한 파업 이후 지난 5년간 신입 채용이 9%에 그쳤다. 지난 2014년 이후에는 전무하다”며 “3~5년 경력직을 기자 낚아채기 해서 언론계 황폐화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고 이사장은 “우수한 인재를 초기에 확보하는 데 공감한다”며 “신입 채용을 당부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고 이사장은 ‘문재인 공산주의자’ 발언으로 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한 판사에 대해 “편향됐다”고 주장하며 항소 의사를 밝혀, 의원들의 강한 질타를 받기도 했다.


신경민 더민주 의원은 고 이사장에 “이번 판결의 판결문에서 어떤 부분이 대체 잘못된 것인가”라고 묻자, 고 이사장은 “판결문에 대해 억울한 부분은 8장 가량의 서문으로 준비해놨다”고 했다.


같은 당 박홍근 의원도 “지난 대선에서 문 전 대표를 지지한 48%의 국민들은 공산주의자를 지지한 것이냐”고 따져 묻자, 고 이사장은 “만일 알고도 지지했다면 문제가 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박 의원은 이에 “방문진 이사장 자리를 사적 이념 투쟁의 장으로 악용하지 말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