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소송비용으로 48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변호사 선임 비용은 43억원에 달했다. 더불어민주당 최명길 의원이 방송문화진흥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MBC는 2012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소송비용으로 모두 48억원을 썼다.
최 의원은 지난 7일 보도자료를 통해 “MBC가 소송에만 수십억원의 돈을 쓰고 있다는 그동안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MBC 경영진이 직원들에 대한 근거없는 해고와 부당징계로 패소를 거듭하며 회삿돈을 탕진하는 것은 업무상 배임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MBC는 그간 소송비 공개를 거부해 노조의 반발을 불러왔다. 하지만 이번 20대 국회 첫 미방위 업무보고 때 최 의원 등 새로 구성된 야당 의원들이 국회법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법 등에 의거해 다시 한 번 소송비용을 제출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고, 이에 따라 국정감사를 앞두고 소송비용 자료가 방문진을 통해 국회에 제출됐다.
자료를 보면 사측이 노조와의 소송에 유독 돈을 더 많이 쓴 걸 알 수 있다. 총 소송비용 48억원 가운데 41%에 해당하는 약 19억9000만원을 노조와의 소송에 쓴 것이다. 변호사에 들어가는 비용만 16억5000만원에 달했다. 소송비용이 많이 든 이유는 사측이 그만큼 유력한 변호인을 선임했기 때문이다. MBC의 소송대리인은 대부분 태평양, 광장, 세종 등 7개 대형 로펌으로 꾸려졌다.
방문진의 한 이사는 “일반소송은 승산이 없으면 승복하고 접기도 하는 이성적 판단을 하기도 하는데 노조소송은 무조건 최종심까지 가고 보니 과다한 비용이 드는 것”이라며 “질줄 뻔히 알면서도 임기동안 명분만 세우고 나가면 된다는 거니 사실상 배임행위”라고 꼬집었다.
노조가 대부분의 소송에서 승소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MBC의 소송비는 지금보다 눈덩이로 불어날 예정이다. 노조는 “만약 해직 언론인들에 대해 대법원이 노조의 손을 들어주면 MBC가 배상해야 하는 임금만 20억~30억원에 달한다”며 “사측이 무리하게 소송을 이어나가다보니 불필요한 비용만 들어가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업무직·연봉직 기본수당 소송에서도 계속 (사측이) 지급을 미뤄 하루에 140만원에 달하는 이자를 지출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대책 없이 끝까지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날 사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노조 관련 소송에는 중대한 논점을 다투는 파업 관련 소송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변호사 보수는 사건의 난이도와 업무량을 고려하여 상호 협의 하에 정해지는 것으로 단순히 노조 관련 소송비용을 합산해 그 총액만으로 다른 소송보다 비용을 많이 지출했다고 하는 것은 소송의 본질을 외면한 일차원적 분석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소송비용이 늘어난 것은 소송이 증가했기 때문이고 소송이 증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사사건건 문화방송의 경영행위를 부인하고 법적 분쟁화하면서, 이를 다시 문화방송을 비난하기 위한 여론전의 도구로 활용하려고 반복적으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1노조의 태도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문화방송은 필요한 소송에 적절한 비용을 지급하고 있음을 밝히며, 이와 같은 정상적 경영행위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을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