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KBS '아침마당' 선대인 소장 중도 하차 논란

새노조 "또 '출연자 블랙리스트' 논란인가...책임자 사실관계 해명하라"

최승영 기자  2016.09.20 18:32:42

기사프린트

KBS의 교양프로그램 ‘아침마당’에 출연 중이던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이 석연찮은 이유로 하차를 통보받으며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하차 이유로 ‘윗선의 지시’가 거론되면서 프로그램 내용과 출연자 발언에 대한 간섭 우려는 물론 ‘출연자 블랙리스트’에 대한 의혹까지 다시금 불거지는 모양새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는 20일 <또 다시 ‘출연자 블랙리스트’ 논란인가?>라는 성명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우리는 지난 몇 년간 김미화, 김제동, 윤도현, 정관용 등 이른바 ‘출연자 블랙리스트’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과거를 갖고 있다. 그런데 한동안 잠잠했던 블랙리스트 논란이 고대영 사장 취임 이후 다시 불거진 것”이라며 사측 책임자들의 사실관계 해명을 촉구했다.


이번 사태는 ‘아침마당’에 6주 동안 출연 중이던 선 소장이 돌연 하차통보를 받고 이를 SNS 등을 통해 공론화하면서 시작됐다. 선 소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KBS 아침마당의 ‘고급정보열전’에 3주간 더 출연하는 것이 확정된 상태에서 갑자기 출연 정치 결정을 통보받았다. 시청자 투표 등으로 정해지는 ‘탈락규칙’이 있는데도 이를 어기고 일방적으로 중도하차를 통보해온 것”이라며 “제작진도 인정하지만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선 소장은 또 “방송내용을 시청자들이 집단적으로 문제삼거나 대표성 있는 시청자단체 등이 문제를 제기하지도 않았는데, 담당 국장과 본부장이 자신들이 전해들은 일부 부정적인 의견을 근거로 저의 중도하차를 지시했다는 것”이라며 “특히 9월 5일 ‘아파트 분양, 받을까? 말까?’라는 제목으로 방송에서 설명한 내용이 KBS의 입장인 양 오인받을 수 있다는 것을 문제삼았다”고 전했다.


실제 제작진은 파장이 커지자 “그동안 선대인 소장의 방송 내용 중 일부 부동산 관련 내용에 대해 ‘KBS의 공식의견’이냐는 시청자들의 문제제기가 있었다. 이에 제작진은 지난 13일 제작진 회의를 열어 논의한 결과, ‘해당 방송내용이 마치 KBS의 입장인 것처럼 시청자들에게 오인될 우려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중도 하차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는 제작진의 자체 판단이자 고유 권한으로 선대인 소장이 주장하는 것처럼 누구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이 같은 입장표명에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하차 외압 주장에 대한 제작진의 해명이 설득력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KBS본부는 성명에서 “‘아침마당’에는 그동안 수많은 출연자가 있어 왔고 각자 나름의 생각과 인생관을 방송을 통해 피력해 왔다. 관변 보수단체로 비판을 받고 있는 한국자유총연맹 대표도 출연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고, 기독교 목사도 출연해 ‘하나님’에 대해 설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상적이고 보통의 시청자라면 출연한 이들의 발언과 태도를 KBS입장과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너무 궁색한 논리”라며 “이게 스스로 정한 프로그램 출연 규칙마저 깨가면서 중도에 하차시킬 명분이 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KBS본부는 무엇보다도 선 소장이 일부 공개한 제작진과의 전화통화에서 아침마당 제작책임자인 담당 CP가 “김정수 프로덕션 1담당 국장이 다른 곳에서 선 소장에 대해 일부 부정적 얘기를 들었고, 이를 검토한 결과 강연 내용이 KBS의 입장인 양 시청자들이 오인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게 국장과 본부장 등 제작 책임자 측의 판단” “이번 결정은 최종적으로 본부장이 내렸다”는 발언이 내온 데 우려를 드러냈다. 


KBS본부는 “그렇다면 이번 문제의 핵심은 김정수 국장에게 전달됐다는 ‘부정적 의견’의 실체가 무엇이냐는 것”이라며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시청자 의견 창구에는 접수된 적이 없는 이 ‘부정적 의견’의 주체는 누구이며 어떤 경로로 담당 국장에게 전달됐는지를 사측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송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않고서는 방송편성에 개입할 수 없다’는 방송법 4조 2항과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PD연합회 역시 지난 19일 성명을 통해 깊은 우려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PD연합회는 성명에서 “‘시청자’ 의견에 따른 것이라는 KBS의 해명은 설득력이 부족하여 스스로 외압 의혹을 키우고 있다”며 “이번 조치를 방치할 경우 프로그램에 대한 간섭과 출연자에 대한 무원칙한 보복이 일상화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PD연합회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PD연합회는 또 “’익명의 시청자‘ 의견을 제작진에게 강요하여 프로그램 파행을 자초한 KBS 윗선의 책임을 엄중히 묻고자 하며, 많은 시청자들이 의아해 하는 이번 사태의 전말에 대해 솔직히 해명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일을 방치할 경우, 프로그램 내용과 출연자 발언에 대한 간섭과 보복이 일상화될 게 명약관화하며, 이는 대다수 PD들의 재앙일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우리 방송이 시청자 국민에게 외면받는 작금의 현실을 돌이킬 수 없이 악화시킬 게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