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기사 게재를 막아달라거나 삭제해달라는 요구, 유리한 기사를 써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상 부정청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국민권익위원회 유권 해석이 나왔다. 청탁금지법에 규정된 청탁 대상 직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국민권익위원회 주최로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직종별 청탁방지담당관 교육-언론기관 종사자’에서 권익위 곽형석 부패방지국장은 “청탁금지법 제5조1항 ‘누구든지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직무 수행하는 공직자 등에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부정청탁을 해서는 아니된다’는 규정에 따르면 기사 게재나 삭제 요구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대기업 홍보팀장이나 공무원이 친분을 이용해 특정 기사 게재나 삭제 등을 요구할 경우와 자사 제품에 유리한 기사를 써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청탁금지법상 부정청탁에서 제외된다.
곽 국장은 “청탁금지법이 비합리적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국민의 시각에서 설계된 법”이라며 “일정 기간 내 상담이나 신고를 하면 면책 받기 때문에 선량한 공직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직자의 경우 그동안 판례가 있기 때문에 혼선이 적다”면서도 “언론사와 관련된 것은 판례가 없기 때문에 청탁담당관이 어려워할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청탁금지법은 '쌍벌죄'이자 '양벌죄'라고 설명했다. 곽 국장은 “쌍벌죄이기 때문에 청탁을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처벌을 받고 양벌규정이어서 기업도 위반시 과태료를 받는다”면서도 “하지만 기업이 자율적으로 반부패·청렴 노력을 하면 면책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곽 국장은 “언론사와 관련해 협찬·기부 등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언론사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주요 기업 등이 기자들을 대상으로 보내주는 1년짜리 연수는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곽 국장은 “사기업 소속의 언론재단에서 지원하는 해외연수의 경우 사회상규에 해당되느냐는 논란이 있지만 저희는 사회 상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결론냈다”면서도 “다만 권익위가 그렇게 추진하겠다는 것이지, 꼭 안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광고를 제외한 협찬의 경우 문제 소지가 크다는 게 권익위 해석이다. 또 이를 제공한 기업 역시 양벌규정에 따라 벌금 부과대상에 해당된다.
권익위는 청탁금지법의 취지 자체가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법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청탁방지담당관’에 대해서도 “의무적으로 둘 필요는 없지만 내부에서 신고를 처리 못할 경우 외부에서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자율적으로 역량을 키운다는 차원에서 두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또 곽 국장은 “외부 강의는 시간당 100만원을 초과할 수 없다. 직무 관련한 외부 강의 등을 할 경우 소속 기관장에게 사전 신고의 의무가 있고 초과 사례금을 받을 경우 신고하고 초과분은 반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권익위는 기자실 문제와 관련해서도 “특정 언론사들이 상주(또는 특정 언론사들에게 고정석을 부여)한다거나 식사나 선물 등 지나친 편의제공을 하는 것이 아니라 브리핑품 정도의 공간 확보와 이에 수반한 집기 등 간단한 편의제공은 직무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경우라 보기 어려워 사회상규상 가능할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