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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실험과 과감한 투자가 디지털 혁신 이끈다

제1회 한국 저널리즘 콘퍼런스-미디어 혁신, 현장에서 길을 묻다

김달아 기자  2016.09.07 13: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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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업계에서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명제는 참으로 받아들여진 지 오래다. 하지만 관행을 버리고 새롭게 거듭나는 일은 쉽지 않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언론환경 속에서 정답을 찾지 못한 언론사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언론인들은 지난 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회 한국 저널리즘 콘퍼런스-미디어, 혁신 현장에서 길을 묻다’에서 국내외 언론의 혁신사례를 공유하고 난관을 진단했다. 한국기자협회, 한국언론학회, 삼성언론재단이 공동 주최한 이번 콘퍼런스에는 정규성 한국기자협회 회장과 정창영 삼성언론재단 이사장, 조성겸 한국언론학회장 등을 비롯해 언론인, 언론학계, 예비 언론인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오미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는 사회를 맡아 2시간여 동안 콘퍼런스를 이끌었다. ‘스브스뉴스’로 주목을 받고 있는 SBS와 과감한 조직혁신으로 이목을 끈 중앙일보의 사례 발표에 이어 뉴욕타임스 등 해외언론 현황, 디지털 전략 실행의 어려움도 함께 나눴다.



SBS의 뉴미디어 도전기
SBS는 국내 언론계에서 디지털 전략을 가장 잘 실천하는 언론사로 꼽힌다. ‘스브스뉴스’의 위력 덕분이다. 심석태 SBS 뉴미디어국장은 스브스뉴스가 디지털콘텐츠 성공모델로 자리 잡기까지 수많은 실험을 했다고 말했다. 심 국장은 “기자들이 만든 뉴스를 안 본다고 하니 뉴스소비자가 뉴스를 직접 만들게 하자는 생각이었다”며 “대학생 인턴 10명을 채용해 그들의 관심 분야와 선호하는 뉴스전달 방식대로 콘텐츠를 만들어 유통했다”고 설명했다.


초반 반응은 미지근했지만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스낵컬처뿐 아니라 무게감 있는 내용, 저품질에서 고품질까지 모두 다뤘다. 카드뉴스를 만들면서 쌓아온 기술을 동영상에 적용했고 방송뉴스와 협업한 콘텐츠도 선보였다. 방송에서 만든 영상을 재가공해 디지털공간에 뿌리는 대신 직접 취재에 나서 중계를 하고 새로운 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심 국장은 “밖에서 보면 완만한 상승곡선일 뿐이지만 내부에선 엄청난 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며 “지난 1년간 당장 반응이 없다고 도전을 멈추면 그때부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작은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전략에 절실함을 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들이 한다니까 나도 해보자는 생각으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바깥사람이 아니라 안에 있는 사람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떠한 비난도 부딪칠 각오가 있어야 하며 후배들이 확신에 찬 기획을 내밀었을 때 책임지고 추진할 수 있는 선배들도 필요하다고 거듭 말했다. 잘할 수 있는 것을 시도하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작은 성공부터 하나씩 쌓아가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혁신 중
지난해 10월 중앙일보에 언론계의 관심이 쏠렸다. 국내 언론에서는 처음 혁신보고서를 발간했기 때문이다. 이후 중앙일보는 디지털콘텐츠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섰고 이에 맞는 조직개편으로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김영훈 중앙일보 디지털 담당은 “중앙의 혁신은 어떻게 디지털화하느냐가 아니라 ‘미디어가 어떻게 혁신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서 시작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먼저 뉴스 소비패턴 그래프를 제시했다. 오전 6~8시 출근시간대에 급증한 뒤 점차 줄어들다 오후 10시 개인화된 콘텐츠 수요가 늘어난다는 내용이었다. 김 담당은 우리는 이 패턴에 따라 뉴스를 생산하고 있는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중앙일보는 소비자에 맞춰 뉴스룸을 ‘속도’로 구분했다. 실시간으로 빠른 뉴스를 만드는 곳과 느리지만 심층적인 내용으로 저널리즘의 책무를 다하는 파트. 그렇게 탄생한 게 아이24, 에코, 멀티미디어, 데이터저널리즘 등 4개 조직이다. 아이24는 24시간 실시간 뉴스를 전담하고 에코는 온라인에서 사람들이 주고받는 이야기와 피드백을 담당한다. 멀티미디어에서는 고품질 디지털콘텐츠를 제작하고 데이터저널리즘에선 데이터를 분석해 더 깊은 통찰을 전달하는 게 목표다.



조직뿐 아니라 ‘디지털 마인드’도 탑재했다. 기존과 달리 종이신문 기사를 디지털화하기보다 처음부터 디지털에 맞는 콘티를 짠다. 올림픽 등 큰 이슈가 있을 땐 개별 콘텐츠가 아니라 전체 흐름에서 디지털 소비자를 염두에 두고 기획하는 등 조직이 진화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김 담당은 “같은 SNS라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 트위터를 다른 플랫폼으로 봐야 한다”며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불리는 네이티브 애드는 고품격으로 제작하는 시도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터·IT와 결합, 과감한 투자를
2014년 혁신보고서 유출 후 2년이 흐른 지금 뉴욕타임스는 어떤 혁신의 길을 걷고 있을까. 최근 미국 콜롬비아대에서 연수를 마친 권남근 헤럴드경제 차장은 직접 목격한 미국 언론 상황을 전했다. 권 차장은 “광고매출 급감에 휘청이던 뉴욕타임스는 음식, 여행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 언론이었다면 비난받을 정도로 공격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권 차장은 “미국 언론을 경험해 보니 독자에 맞춰 콘텐츠를 제작하고 언론사가 먼저 다가가는 서비스, IT-미디어 결합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김성후 기자협회보 편집국장은 디지털 담당자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 전략 실행의 걸림돌을 진단했다. 김 국장은 “포털 메인화면에 들어가면 대박이고, 못 들어가면 쪽박 차는 페이지뷰의 허상과 결별하는 대신 디지털에서 충성독자를 확보해 언론사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방향으로 디지털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력 충원, 서버 증축, 통합 CMS 개발 등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오미영 교수는 “미디어환경이 급변하면서 언론사는 방향을 잡지 못해 갈팡질팡하고 있다. 기자들은 힘들다며 아우성친다. 이 시점에 저널리즘 콘퍼런스를 기획한 것은 무언가를 일찍 시작한 언론사들의 경험담을 공유하자는 목적도 있지만 현장에서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자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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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뉴스 소비, 전통 저널리즘과 달라”

김은미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청년층과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뉴스는 다르다. 믿을만한 뉴스를 골라보는 게 아니라 보고 싶지 않은 뉴스를 제쳐놓는다.”


김은미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의 발언에 청중은 작게 술렁였다. 뉴스를 바라보는 현직 언론인들과 20대 초중반층의 시각은 분명 차이가 있었다. 김 교수는 “뉴스의 개념이 변하고 있다. 중요도에 따른 뉴스 위계 자체가 사라진 시대”라며 “청년층은 건조한 라이팅과 객관적인 리포팅, 제목만으로 내용을 예측할 수 있는 뉴스를 1순위로 제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청년층이 뉴스를 읽지 않는다는 시각을 반박했다. 20대는 뉴스를 많이 보지만 정치·경제·사회처럼 기성세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뉴스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편향적인 기사일지라도 내러티브 구조에 만족을 느낀다면 기꺼이 읽는다고도 했다. 잘 쓴 기사에 대한 평가 기준도 전통적인 저널리즘과 다르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뉴스 자체를 궁금해하기보다 뉴스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알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며 “디지털환경에서 기사를 볼 때 제목-본문-댓글 순이 아니라 제목-댓글-본문, 아예 제목-댓글만 보기도 한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언론사들에 ‘원소스멀티유즈’ 개념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는 신문에서 시작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디지털로 변화하면서 그 과정을 잘못 이해한 것 같다. 뉴스 전달 방식이 달라지면 정보의 본질도 달라져야 한다.”

김달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