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별수사팀이 지난 29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가족회사 ‘정강’ 사무실과 이석수 특별감찰관 사무실 등 8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한 가운데 이 감찰관과 통화한 조선일보 이명진 기자의 휴대폰도 압수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주요 범죄 피의자 신분이 아닌 참고인 신분인 취재 기자의 휴대폰을 압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인 데다 언론자유 침해로 볼 수 있다는 게 언론계 공통적인 반응이다. 이 기자는 지난 18일 한 보수단체가 이 감찰관을 ‘특별감찰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한 참고인 신분이다.
특히 취재 도구인 휴대폰을 압수했다는 자체가 우 수석과 관련된 문제를 제보한 취재원 등 다른 취재원까지 노출될 수 있는 위험성이 큰 만큼 언론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이번 일이 전례가 돼 언론에 대한 검찰의 상시 압수수색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검찰 수사의 형평성 논란 등도 도마에 올랐다.
한 방송사 사회부장은 “검찰 수사가 균형을 잃고 ‘우병우 구하기’로 볼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하다”면서 “조사의 형평성만 놓고 봤을 때도 조선일보 기자의 휴대폰만 압수할 것이 아니라 MBC의 SNS 대화내용 입수 과정도 함께 조사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MBC는 지난 16일 ‘뉴스데스크’ 단독 보도를 통해 “우 수석을 감찰하고 있는 특별감찰관이 특정 언론에 감찰 진행 상황을 누설해온 정황이 담긴 SNS를 입수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당사자 동의 없이 SNS 내용을 보도할 경우 통신비밀보호법에 위반된다.
또 다른 언론사 관계자는 “통화기록 조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자 휴대폰을 압수했다는 것 자체가 검찰의 과잉대응”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30일자 사설에서 “권력이 싫어하는 보도를 한다고 취재기자를 압수수색하는 것은 권력과 언론의 관계에서 악례로 두고두고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한 기자는 “이런 식으로 압수를 하면 기자들이 어떻게 권력 비리를 캘 수 있겠느냐”며 “기자의 휴대폰을 압수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일 뿐 아니라 언론사를 압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