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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일을 잡아라"

한국, 사내 인맥 총동원…장명수 사장 인연 한 몫

박주선 기자  2002.03.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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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일 씨를 잡아라.”

한국일보가 지난 18일부터 연재하고 있는 ‘나의 이력서’의 첫 번째 주자로 코미디언 이주일 씨를 섭외하기 위해 사내 인맥을 총동원했다. 또 비슷한 시기에 이주일 씨 섭외에 나섰던 모 중앙일간지는 ‘나의 이력서’가 나오자 한국일보로 전화를 걸어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섭외는 지난달 20일경 한국일보가 지면 개편을 준비하면서 1972년부터 10년간 연재됐던 ‘나의 이력서’를 부활하고, 이주일 씨를 가장 먼저 등장시키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김관명 문화부 기자가 10여 차례 이주일 씨 비서를 통해 접촉을 시도하고, 분당 자택을 찾아갔으나 만남조차 성사되지 못했다. 최규식 편집국장 등 회사 간부들도 인맥을 총동원해 ‘이주일 씨 모셔오기’에 나섰다. 이 때 이주일 씨와 호형호제하는 노진환 주필의 지인이 한국일보와 이씨 사이에 다리를 놓아준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로써 3월초 김관명 기자가 이씨의 병원을 찾아 공식적으로 ‘나의 이력서’ 출연을 요청할 수 있었다. 이 씨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는 했지만 확답을 받은 것은 13일경 장명수 사장이 분당에 있는 이씨의 집으로 병문안을 가면서다.

김관명 기자는 “이주일씨가 장명수 사장이 문화부장으로 재직하던 1985년 1월부터 6개월여 동안 ‘뭔가 말 되네요’라는 시사문화 칼럼을 게재했던 것이 인연이 돼 한국일보에 호감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며 “처음 만나던 날에도 장 사장을 보고 싶다는 얘기를 했었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현재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이씨 집으로 가서 서너 시간씩 얘기를 듣고 이씨가 구술하는 대로 회고록을 기술하고 있다고 한다.

서화숙 문화부장은 “이씨는 코미디언이자 정치인으로서 현대사를 다양한 측면에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섭외에 나섰다”며 “게재 후 독자들의 전화도 많이 오고, 출판사로부터 출판 제의도 여러 차례 들어오는 등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박주선 기자 su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