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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서부 대개발 현장을 가다

[한국기협 대표단 중국 방문기] 이병도 KBS 기자협회장

이병도 KBS 기자협회장  2016.06.08 14: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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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아름다웠다. 하늘은 ‘쪽빛’이었고, 물은 ‘옥빛’이었다. 중국 서북부 칭하이성에 있는 칭하이호(靑海湖), 말 그대로 푸른 바다의 모습이었다. 십 수 년 전 몽골에서나 봤던 드넓은 대자연이 눈앞에 펼쳐지니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이런 볼거리를 더 많은 사람들이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중국은 역시 큰 나라구나!


이틀간의 베이징 일정을 마치고 우리 기자단이 비행기로 3시간이나 날아간 것은 중국기자협회가 나머지 5일 일정을 중국 서북부로 정했기 때문이었다. 중국 언론 대부분이 관영매체이듯, 언론사 자체가 하나의 협회사인 중국기자협회는 정부의 방침을 따른다. 중국의 서부 대개발, 일대일로(一帶一路)! 이런 단어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나무 한 그루 키우기가 사람 한 명 키우는 것보다 어렵다’는 지역의 말이 있을 정도로 칭하이성의 자연환경은 척박했다. 평균 해발고도가 3천 미터가 넘는 고원지대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혹은 그렇기 때문에, 개발의 바람이 이어지고 있었다. 고속도로 요금소엔 각종 자재를 실은 화물차들이 줄지어 있었다. 성도(城都)인 시닝시에는 언뜻 보기에도 20층이 넘는 고층 아파트가 계속 들어서고 있었다. 그러나 상당수 건물들은 그냥 지어진 상태, 다시 말해 사람이 입주하지 않은 건물이 꽤나 있었다. 저렇게 짓기만 하고 나중에 안 팔리면 어쩌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런 개발의 열기는 간쑤성 란저우에서 가장 잘 볼 수 있었다. 중국이 야심차게 시작한 신 실크로드, 이른바 일대일로(一帶一路)사업의 서부 전초기지로서, 란저우시 북쪽 한 시간 거리에 ‘란저우 신구(新區)’가 개발되고 있었다. 전체 면적이 821㎢ 라니 서울보다 1.3배가 크다. 중국답게 건물도 엄청나게 컸다. 광활한 땅에 거대한 개발지구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현재 중국내 500대 기업에 들어가는 38개 기업이 입주해 있고, 란주석화 같은 재벌기업의 경우 본사도 이전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인구는 15만 명이지만, 앞으로 4년 뒤엔 30만 명, 두 배로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설명과는 달리, 란저우 신구 안에선 사람의 모습이 눈에 잘 띄지 않았다. 도로에는 차들도 뜸했다. 천만이 사는 서울과 15만이 사는 ‘더 큰 서울’을 비교하는 것이 무리였을까? 동부해안지역의 산업 과밀화를 해소하고 낙후된 서부 지역을 개발하겠다는 당초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더 많은 기업들과 사람들을 유인할 수 있는 실효적 대책이 필요해보였다.


정부의 방침과 기자의 시각이 차이가 있을 경우, 중국 기자들은 정부의 말을 듣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생각하는 다른 의견은 ‘내부 참고’라고 해서 정부에 따로 보낸다고 했다. 서부 대개발,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내부 참고’는 있을까? 궁금증이 밀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