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영 기자 2016.06.08 13:42:45
20대 국회가 지난달 30일 출범하면서 그동안 언론계가 안고 온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해직 언론인 문제 등이 진척을 보일 수 있을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당장은 국회의장 등 배분 문제로 원 구성 자체가 요원하고 7일 예정됐던 첫 본회의마저 ‘개점휴업’된 상황이지만 16년 만에 재편된 ‘여소야대’의 정치지형 속에서 야권의 움직임에 눈길이 쏠린다.
야 3당은 20대 국회 임기 시작 전부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공조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해왔다. 지난달 25일 언론시민단체와 함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한 토론회를 개최한 데 이어 해당 사안 논의와 대안 모색을 위한 연구모임 발족을 앞두는 등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문제를 두고 야 3당이 함께 불을 지펴온 모양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은 임기 시작 다음 날인 지난 1일 공정언론특별위원회(공정특위)를 설치하고 김성수 의원을 총괄 간사로, 권미혁, 최명길 의원을 위원으로 위촉하며 실질적인 ‘정지작업’에 들어갔다.
야당 의원들이 우선적으로 거론하고 있는 방안은 법안 제출 및 통과다. 아직 모든 위원들을 위촉하지 못한 공정특위만 해도 관련 법안을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하기로 큰 방향을 잡았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등 원 구성이 이뤄지면 관련 법안 통과를 목표로 논의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7일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원 구성이 되면 상임위에서 논의하고 (최대한 빨리) 의결이 되도록 해야 한다. 관련 토론을 100번은 안 했겠나. 이미 평가는 할 만큼 했다. ‘여소야대’로 19대 때보다 훨씬 좋은 환경이고, 이젠 의지의 문제다. 대선 전인 올해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야 3당이 당론으로 채택해 테이블에 올리고 개정안을 가지고 논의를 해야 한다”면서 여야 균형을 맞춘 공영방송 3사의 통일된 거버넌스 체계 마련, 특별 다수제 도입, 제작 자율성 확보 등을 구체적인 내용으로 거론했다.
야 3당은 이명박 정부부터 8년 간 해결되지 않은 해직 언론인 문제 역시 20대 국회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5일 야 3당 주최 토론회 자리에서 “방송사 해직자 문제를 20대 국회에서 최우선으로 다루겠다”며 “납득할 만한 개선이 없을 시 방송사들은 20대 국회에서 상당할 정도로 여러 답변을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19대 국회에서 여당 등 일부가 해직 언론인 문제를 노사 갈등으로 보고 개입불가 입장을 표한 것과는 달리 청문회 개최 등 적극적인 해결을 시사한 것이다.
언론계에서도 해고자 복직과 더불어 청문회 개최의 필요성을 함께 거론하고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 성재호 본부장은 지난 달 26일 미디어공공성포럼 주최 토론회에서 “지배구조 개선만으로는 기울어진 운동장의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면서 “부역자들에게 엄하고 냉혹한 심판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권력에 봉사하는 사장이 오면 다시 똑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묵은 과제들이 ‘여소야대’의 정치 지형 속에서 새 국면을 맞으며 언론계 안팎에서도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제안이 잇따르고 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3개 공영방송사 이사 구성과 선임 시 여야 구도가 편향적이고 들쑥날쑥한데 통일할 필요가 있다. 11명(여6:야5)이나 13명(여7:야6)으로 통일하고 사장 선임의 경우 3분의 2이상 동의가 필요한 특별다수제로 결정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조에게 비토권을 줘서 (사장을) 선임은 못해도 거부는 할 수 있도록 하는 안도 고려해볼만 하다”며 “무엇보다도 명문화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또 “해직 언론인 복직 문제는 청문회 개최와 함께 거론돼야 한다. 법원의 해직 무효 판결이 나고도 복직을 안 시키거나 한직으로 내보내는 일이 반복되는 걸 국회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이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기 좋은 적기”라며 “여야 모두 정권을 잡으면 비슷한 상황이 되니까 대선을 앞두고 서로 눈치 보는 상황에서 합의해 통과시키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의제 자체가 협소하다보니 정치 논리에 빠져 미방위 자체가 정쟁의 장소가 될 수밖에 없었고, 정책 비전이나 합의 없이 계속 공전을 거듭한 게 19대 국회”라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의 문제해결과 맞물려 계속되는 규제 완화 속에서 시청권이 훼손되는 부분 등 이용자가 중심이 된 미디어정책이나 논의에 대한 근본적이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