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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음 끊이지 않는 MBC, 어디까지 가나

4년째 무단협·보도 공정성 논란
사측 "공정방송 말할 자격 없다"
지역MBC 공동상무 선임 시끌

이진우 기자  2016.05.11 13:4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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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존경하는 제 후배 이상호 기자가 결국 사표를 냈습니다.” 지난 3일 박성제 MBC 해직기자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다시 광야로 나서는 이 기자에 대한 안타까움과 응원이 담긴 메시지였다. 이날 오후 이 기자는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해고무효 판결로 복직했지만 연이어 중징계를 받으며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했다. 이 기자보다 2년 먼저 MBC에 발을 들인 박 기자는 “사실상 해고와 다름없다”며 “장기간 소송 끝에 복직한 사람을 또 징계한다는 것은 인간적인 모욕”이라고 했다. 해직기자인 그에게 이번 일은 남의 일이 아니다. 박 기자는 “과거 국민에게 사랑받은 MBC를 만들어온 능력 있고 심지 굳은 언론인들은 모두 해고 아니면 정직, 징계, 부당인사를 겪거나 결국 회사를 떠나고 있다”고 호소했다.


MBC 노사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2010년, 2012년 파업 이후 60여명의 기자와 PD들이 해고, 징계가 되며 감정의 골이 풀리지 않고 있다. MBC의 한 기자는 “보도와 관계없는 부서로 보낸 부당전보를 감안하면 현재 보도국에 남아있는 기자가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MBC가 파업 이후 채용한 경력기자는 70여명. 최근에는 시사제작물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작이 업무인 시사기자 경력사원 채용을 추진하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MBC는 “다양한 시각과 관점의 필요성을 충족시켜 시청자에 보다 나은 프로그램을 서비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노조는 “타부서에 전출돼있는 능력 있는 기자를 고용하면 될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4년째 무단협을 이어오고 있는 것도 논란이다. 급기야 노조는 지난 4월 “사측이 공정방송 조항의 주어부문에 ‘조합’을 삭제하고 근로조건도 약화된 안을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며 노조위원장이 단독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사측은 “정치진영의 한 축으로 행동하면서 권력을 키워왔던 주역은 1노조이다. 이들은 공정방송을 말할 자격도 정당성도 없다”고 맞서고 있다.


노사 간 갈등은 뉴스데스크 보도를 놓고도 여실히 드러난다. 노조는 지난달 ‘여당 친박에 기울어진 선거보도’ 민실위보고서를 통해 “지난 5일 수도권과 영호남 일부 격전지에 대한 MBC 여론조사 결과를 두 꼭지로 나눠 다른 잣대를 적용해 보도했다. 또 대통령의 선거 개입 문제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어버이연합 게이트’ 사건 보도에 소극적이었다는 평도 나왔다. MBC의 한 기자는 “검찰 수사 얘기가 흘러나오자 그제야 한 번 보도한 걸로 알고 있다”며 “종편보다도 더 못한 공영방송이란 말이 괜히 나오겠냐”고 했다.


지역에서도 노사 대립은 여전하다. 지난 3월 지역 노조는 본사가 대구-안동-포항 MBC와 광주-목포-여수 MBC에 본사 간부 출신을 공동상무로 선임한 것을 두고 자율성과 공영성을 파괴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사측은 “지역 MBC 광역화의 효율적 추진과 UHD 방송 등 차세대 방송서비스 선도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노조는 “본사처럼 지역사까지 쥐고 흔들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MBC는 지난달 29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2015년 시청자평가지수(KI) 보고서’에서 공정성, 신뢰성, 유익성, 공익성 등 채널평가지수 7개 항목 중 5개 부문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시청자의 방송프로그램 만족도(SI)와 질적 우수성 평가(QI)를 합친 프로그램 평가지수(KI)에서도 지상파 중 꼴찌를 기록했다. MBC는 “문제의 소지가 큰 조사방식과 설계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를 공표해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했다”고 반박했지만, 노조는 “경영진이 물타기만 반복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고 비판하고 있다. MBC의 한 기자는 “한때 최고의 공영방송이자 언론고시를 준비하는 대학생들이 선호했던 MBC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무너지게 됐는지 착잡하다”며 “앞으로 바뀔 수 있다는 희망조차 사라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