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동아일보 기자 해직사태 당시 해고된 동아일보 기자 일부가 국가배송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1975년 이들이 해직된 지 41년만의 일이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소속 해직기자 권근술 씨 등 1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재상고심에서 “국가는 이들에게 각각 1000만원씩의 위자료와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동아일보 해직사태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언론탄압에 대항한 동아일보 기자들이 대거 해고된 사건이다. 이는 1974년 10월24일 동아일보와 동아방송 기자들이 신문, 방송, 잡지의 외부 간섭 배제 등을 골자로 한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선언 발표 후 박정희 정권은 광고탄압이라는 방법으로 동아일보사 경영진에게 압력을 가했고 당시 경영진은 이듬해 3월 동아일보사에서 농성 중이던 기자, 동아방송의 PD, 아나운서 등 150여명을 대거 해고했다. 동아투위는 이때 해고된 동아일보 기자와 PD, 아나운서 등이 1975년 3월18일 결성한 언론 단체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8년 10월 이를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이라고 결론내리고, 국가와 동아일보가 해직자들에게 사과 및 적절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정부와 동아일보가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권 씨를 포함한 해직기자와 유족들은 2009년 12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1·2심 재판부는 이에 대해 배상청구권 시효가 끝났다는 이유를 들어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상당수가 민주화운동보상법에 따라 생활지원금 등을 지급받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대법원은 이들 가운데 14명에 대해서는 시효소멸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당시 대법원은 권 씨 등이 과거사위의진실규명결정일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소송을 냈고 국가가 이에 대해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재판부는 파기환송심에서 “권 씨 등이 광고 탄압 같은 불법 행위로 해임 처분을 받아 정신적 고통 등을 겪었다”며 “국가가 불법 행위를 저질러 언론인을 해임한 거나 마찬가지이므로 위자료를 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재상고심을 기각, 파기환송심을 확정했다.
당초 소송은 해직 기자와 유족 등 134명이 냈지만 법원은 대부분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며 권근술씨 등 13명에게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들은 2006년 과거사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한 해직 기자들이다.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9일 기자협회보와 통화에서 “13명에 대한 판결은 환영하지만, 과거사위에 청구를 하지 않은 이들이 배제된 것은 말이 안된다. 그분들도 국가권력과 동아일보에 의해 해직된 분들인데 서명은 편의상 50여명만 했던 것”이라며 “103명이 소송을 냈고, 현재 동아투위원 113명 가운데 25명이 돌아가시고 88명이 남아있는 상태인데, 정부가 이들 전체에 대해서도 배상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날 논평을 통해 “동아투위 언론인들의 해직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거짓말을 되풀이한 정부당국과 그 거짓말에 맞장구를 친 동아일보사는 즉각 사실을 인정하고 비뚤어진 역사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