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4회 한국기자협회 서울지역 축구대회 이튿날인 8일 고양 어울림누리 별무리구장에서 열린 16강전. 강렬한 햇볕만큼 응원 열기도 뜨거웠다. 응원단은 북, 장구, 꽹과리, 응원 나팔 등을 동원해 목청껏 응원했다.
중앙일보와 CBS가 맞붙은 첫 경기부터 화끈한 응원전이 펼쳐졌다. 중앙일보 기자들은 직접 작사·작곡한 응원곡 '오 중앙이여'를 함께 부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CBS 응원단도 북과 꽹과리를 치며 맞불을 놨다. 격렬한 응원 탓에 한때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를 끝낸 선수들은 상대 응원단을 찾아 인사를 나눴고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진 경기에서도 열띤 응원으로 경기장이 떠들썩했다. 곳곳에서 "파이팅! 힘내라! 이겨라! 앞으로! 좋다!" 등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임온유 아시아경제 기자는 "올해로 두 번째 축구대회 응원에 참여했는데 특히 오늘 16강전에서 승리해 응원이 더 즐거웠던 것 같다"며 "축구대회는 회사를 막론하고 기자들이 함께 모일 유일한 기회라 뜻깊다"고 말했다.

응원전뿐 아니라 필드에서 고참 선배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이들의 머리카락은 희끗희끗했지만 실력만큼은 젊은 기자들에 뒤지지 않았다. 신준봉 중앙일보 문화스포츠섹션부문 부장은 25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멋지게 누볐다. 1994년부터 23년째 축구대회에 출전하는 신 부장은 "우리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연속 우승을 목표로 연습했고 스스로도 최선을 다했다"며 "경기장에서 뛰는 것 자체가 즐겁다. 후배들과 남은 경기도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9년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선수로 나선 김창금 한겨레 기자는 경기 직후 "죽기 살기로 뛰었지만 조선일보에 아쉽게 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축구대회는 동료들과 함께 땀 흘리고 부대끼며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이자 기자들에겐 무엇보다 중요한 행사"라며 "축구대회 때마다 타사 기자들과 만나면 무척 반갑다. 매년 함께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노석철 국민일보 산업부장은 1995년부터 축구대회 유니폼을 입었다. 노 부장은 "같은 회사 동료들도 만나지 못할 때가 많은데 축구대회를 통해 인사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며 "경기장에서 죽겠다는 각오로 뛰겠다"고 경기 전 포부를 밝혔다. 그의 활약으로 국민일보는 조선영상비전을 상대로 2대1 승리를 거둬 20여 년 만에 8강에 진출하는 기쁨을 맛봤다.
동아일보 최고참 양종구 사회부 차장은 "매년 축구대회가 열리는 5월이 기다려진다"며 "언제나 목표는 우승이지만 이기고 지고를 떠나 선수들, 경기장을 찾아준 동료들과 한마음으로 경기를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8강전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치러진 16강전 8경기 중 3경기의 승부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결정됐다. 특히 '거미손' 골키퍼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조선일보 골키퍼 박준모 기자는 한겨레와의 승부차기에서 1번, 2번, 3번, 4번 키커의 골을 연달아 막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박 기자는 "사실 경기 내내 잘하지 못했는데 승부차기에서 만회한 것 같다. 함께 뛴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응원해 준 선후배들에게 고맙다"며 "2013년 우승할 때 무실점으로 우승컵을 들었다. 앞으로 8강, 4강이 남았는데 올해 동료들과 함께 그 영광을 재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야신상을 탔던 서울경제 골키퍼 박형윤 기자는 이날 한국경제와 승부차기에서 세 골을 막아내며 야신다운 실력을 발휘했다. 그는 "솔직히 같은 경제지라 한국경제는 꼭 이기고 싶었다. 정치부여서 4월 총선 내내 바빠 연습에 많이 참여하지 못했는데 승리해서 기쁘다"며 "8강전에서 맞붙게 될 동아일보는 지난해 이겨봐서 올해도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