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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언론사 30곳 "박근혜 정부, 지방과 소통 외면"

일제히 풀기사 게재…"전례가 없어"

최승영 기자  2016.05.02 18: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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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46개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 간담회를 가진 다음날인 지난달 27일 전국 30여 개 지역일간지에 “박근혜 정부가 지방과의 소통을 외면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청와대 지방풀기자단’ 바이라인으로 일제히 실렸다.


전남일보, 광남일보, 무등일보, 남도일보, 광주매일신문, 한라일보, 제민일보, 경남신문, 전북일보, 중부매일, 중도일보, 충청투데이, 대전일보, 인천일보, 기호일보, 경기일보, 경인일보, 강원도민일보, 대구신문, 매일신문, 경북매일신문, 전북도민일보, 경남도민일보, 국제신문, 경남일보, 제주일보, 전라일보, 강원일보(무순서) 등 28개 지역 일간지가 이날 지면과 웹 등을 통해 기사를 내보냈다. 기자수첩이나 칼럼 형태로 보도한 2~3개 언론사까지 합치면 해당 소식을 전한 지역 언론사는 30곳이 넘는다. 청와대 지방풀기자단에 속한 36개 언론사 대다수가 한 목소리를 낸 셈이다.



청와대 지방풀기자단은 기사에서 “박근혜 정부가 4·13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이반을 회복하기 위해 소통에 나선다고 밝히면서도 지방의 목소리는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를 출입하는 한 지역언론사 기자는 “특정 사안을 두고 5~6개 언론사가 공동으로 보도한 전례는 있지만 30개 언론사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며 “소통 부재에 대한 불만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지방풀기자단이 집단적인 목소리를 낸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례적인 공동 보도는 박근혜 대통령의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와 관련이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울지역 46개 편집·보도국장만 초청됐고, 지역 언론은 배제됐다. 더욱이 지방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간담회 계획이 없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까지 나왔다.


청와대 지방풀기자단은 기사에서 “정부와 국민과의 가교에 좋은 역할을 해주기를 부탁드린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며, “하지만 청와대는 이날 간담회에서 지방 언론사는 배제한 채 서울지역 46개 신문·방송사 편집·보도국장만 초청해 지방의 민심과 지방언론의 목소리에는 무관심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 언론인들은 박근혜 정부의 지역 언론사와 소통이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물론 이명박 정부보도다도 미약해졌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실제 박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2013년 3차례에 걸쳐 각각 서울지역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서울지역 언론사 정치부장, 서울지역 언론사 논설실장 및 해설위원실장 초청간담회를 가졌으나 지방 언론인 간담회는 단 1차례도 갖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면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12월, 2010년 10월, 2012년 3월 등 3차례에 걸쳐 지방언론사 사장단 간담회(2회), 지방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1회) 등을 가졌다. 이에 앞선 노무현 정부와 김대중·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지방언론과 훨씬 더 긴밀한 소통을 통해 지방의 목소리를 국정운영에 반영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본보 취재 결과,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에 지역 언론사 사장단과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었으나 뜻하지 않은 사정으로 연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청와대 출입 또 다른 지역 기자는 “청와대가 지역언론을 홀대한다는 얘기는 여러차례 나왔다. 더 중요한 건 중앙·지역언론 공통으로 취재할 수 있는 통로가 극히 제한돼 있다는 데 있다"며 "역대 정권에서 계속 그래온 게 아니기 때문에 불만이 쌓이다가 폭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보도가 일제히 나간 후 청와대 춘추관장이 ‘대변인, 홍보수석 등과 함께 지방풀기자단에게 설명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달라’는 의사를 밝혀오면서, 기자단은 대통령 이란 순방 후인 오는 12일 만남을 앞둔 상태다. 당초 기자단은 오는 9일 예정된 총회에 이들이 참석하는 안 등을 제시했지만 기자단 자체 행사에 참석하는 부담 등의 이유로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홍보수석과 대변인 등은 오찬 간담회 당일과 사전에 서울지역 언론사들만을 대상으로 한 행사에 양해를 구하고 '지방언론사 초청 간담회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단은 추이를 지켜보며 풀기사를 통한 조치로 이번 사안을 마무리할지 또 다른 방안을 모색할 것인지 지속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방언론사를 배제한 간담회와 관련해 기자협회보와 통화에서 “그 점에 관해서는 청와대 (지역신문) 출입기자 간사한테 한 얘기가 있다”고만 답했다.


아래는 '청와대 지방풀기자단' 바이라인으로 지난 27일 보도된 기사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