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2016 세계평화기자포럼’ 개막 첫날인 18일 ‘한반도의 비핵화와 세계 평화를 위한 언론의 역할’ 콘퍼런스가 개최됐다. 박종률 전 한국기자협회장(CBS 논설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콘퍼런스에서 한국, 중국, 일본, 뉴질랜드 4개국의 기자들이 패널로 참석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대화와 협상 확대를 주문하고, 관련 언론 보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최우석 조선일보 미래기획부 차장은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해 언론이 신중보도와 사실보도 사이에서 미세한 경계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최 차장은 먼저 한반도의 비핵화를 피력하는 한편 어떠한 전쟁도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뜻을 강력히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1898년 미국과 스페인전쟁은 ‘미국이 헤게모니를 이끌어 나가야한다’는 국수주의적인 입장을 가진 언론 보도가 대중의 여론을 조장해 발발한 것”이라며 “옳고 그름을 떠나 언론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3년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 등 군사적 행동으로 긴장이 고조될 때, 전 세계 언론이 한반도에 대한 전쟁 가능성을 보도한 것을 예로 들었다. 최 차장은 “당시 외신기자들이 임박한 전쟁 소식을 취재했지만 실제 한국은 공황도 없었고 식량 부족도 없었으며 혼란도 발생하지 않았다. 단지 데스크가 그렇게 취재하라고 지침을 내린 것 때문에 보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결코 큰 그림을 왜곡시켜서는 안된다. 우리가 할 일은 사실을 보도하는 것”이라며 “여기에는 타협이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 교도통신 메이 라지엘라 마상케이 기자는 6자회담과 다자간회담의 재개 방안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마상케이는 “강력한 제재 방안을 도입해 더 많은 국제사회가 북한 핵무기 중지, 한반도 비핵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은 납북문제와 미사일 문제 등 북한과 해결되지 못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특히 납치문제의 경우 총 17명 중 5명만이 돌아왔고 나머지는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어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에 큰 걸림돌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핵문제에 대해서도 “(일본은) 안보리 내에서의 위치를 이용해 더 강력한 집단 제재를 이끌어 내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신뢰를 쌓음과 동시에 한국, 미국과 삼자 프레임워크를 구축해 안보협력을 더욱 탄탄히 쌓아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6자회담의 당사자인 중국은 남북 간 대화를 중시했다. 중국 인민일보의 치민 우 기자는 “지난 3월에 UN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결의안 2270호는 추가 제재 방침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북한 주민이 마주하고 있는 심각한 어려움에 대한 우려 역시도 명확히 드러나 있다”며 “이 결의안이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인 도움을 약화시킨다든가, 경제협력을 제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하는 문제를 동시에 다루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며 “이 두가지 목표를 병행해서 협상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며 이후 단계별로 이행해 서로의 상황에 맞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미디어웍스의 제시카 로위 프로듀서는 국제 언론의 일원으로서 한반도 비핵화 이슈를 세계 담론의 표면으로 이끌어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제시카 로위는 “언론은 북한의 핵활동이 어떠한 위험을 야기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 교육할 수 있으며,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는데 유용한 방법이 무엇인지 제시해줄 수 있다”며 “평화를 향한 시민들의 의지를 끌어모으고 이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정부는 이에 귀를 기울일 것이며 한반도 평화가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뉴질랜드의 반핵정신은 대량살상무기가 평화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굳건한 믿음에 기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뉴질랜드 국민은 공공연하게 반핵 의사를 밝혀왔고, 이러한 대중의 목소리는 언론에 힘입어 도처로 퍼져나갔다”며 “이러한 의사를 전달받은 정부는 비핵운동을 법제화했고, 전 세계적으로 비핵의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국가에 도움이 될 만한 단초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한국 발제자로 나선 대구대 홍덕률 총장은 “한반도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전 세계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 총장은 특히 언론 보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언론은 한국 안에서는 물론이고 남북한 사이에, 나아가 세계적인 차원에서까지 소통을 책임질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기구”라며 “언론이 분쟁, 냉전, 테러의 세계적인 맥락과 그에 대한 사회과학적 분석을 도외시한 채 파편적이고 표피적인 정보만 제공하게 되면 평화를 구축해 가기 위한 합리적 의사결정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언론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얻을 수 있는 구조적이고 세계적인 이익에 대한 공감대를 지속적인 토론과 소통을 통해 확산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을 마치고 20여분간 열띤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그리스, 스페인, 인도네시아, 인도 등 5여명의 기자들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 언론이 평화를 문화적으로 알리는 방법, 탈북자들의 생활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며 발제자와 한반도 평화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