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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띄우기' 뒷거래 철퇴

촌지 부서운영비 사용도… '불감증' 심각

김상철 기자  2002.03.13 11: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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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성 기사 대가로 스포츠신문 기자들이 영화배급업체에서 돈을 받은 혐의를 포착, 또다시 기자윤리 문제를 도마에 올렸던 검찰 수사가 이번 주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한봉조 부장검사)는 지난 4일 스포츠신문 기자 2명을 시작으로 스포츠신문 전현직 간부와 기자 7~8명을 소환·조사했으며 지난 9일 이기종 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을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하기도 했다.

이번 수사로 처벌 규모를 떠나 영화업계와 언론계 일각에서 남아 있던 촌지 거래 관행은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검찰은 영화제작사나 배급업체들의 현금 지급 규모와 관련 보도의 대가성 여부는 물론 술자리 접대, 영화사에서 제공하는 해외 현지촬영이나 영화제 취재 등 이른바 정킷(junket) 관행 등에 대해 광범한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꿰맞추기 수사 아니냐’는 불만이 나올 정도로 기존 관행과 대가성 여부를 둘러싼 폭넓은 수사를 진행한 셈이다.

한 스포츠신문 기자는 이와 관련 “예전엔 ‘특정 부서는 영화 담당 등이 먹여 살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촌지 관행이 만연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실제 이같은 촌지가 부서 운영비로 사용되기도 했었다. 이번 사건이 자칫 비리에 둔감해질 수 있는 위험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6년에는 새 영화를 개봉하는 과정에서 촌지에 ‘물 먹은’ 한 기자가 타사에 투서를 보내 해당 기자들이 인사 조치 등 징계를 당한 사례도 있었다. 스포츠신문 재직 시절 영화배급업체에 19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기종 국장의 경우 역시 골 깊은 촌지 관행을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영화제작사 대표는 “젊은 영화인들의 모임인 영화인회의에서 2년 전 촌지 관행 근절을 위한 자정선언을 하자는 논의도 있었다”면서 “양상은 나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이번 기회에 낡은 악습을 완전히 청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