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독립언론으로 거듭나려는 대한매일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12일 민영화 이후 최초로 열린 대한매일 주주총회에서 정부는 특정 임원의 잔류를 요구하거나 정부측이 낙점한 인물을 이사로 선임할 것을 고수하는 등 대한매일의 ‘독립의지’에 제동을 걸었다.
이날 오전 열린 주총에서 대한매일 주식의 61%를 갖고 있는 재경부와 포철, KBS는 대한매일 ‘우리사주조합’(조합장 김경섭·주식 39% 소유)이 낸 유승삼 대표이사, 김행수 황병선 이사안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특정 인사의 이사직 유임을 요구했다.
정부측은 우리사주조합이 이사 선임에서 배제한 김삼웅 상무이사 겸 주필의 이사직 유임을 강하게 주장하면서 우리사주조합의 인선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집했다. 공방 끝에 김삼웅 주필이 이날 오후 사의를 표명하면서 문제가 풀리는 듯 했으나 정부는 다시 모언론사 논설위원 출신 ㄱ씨를 상무이사 겸 주필에 선임할 것을 요구해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같은 주주간 공방 끝에 오후 늦게 재경부는 정부측 추천인사를 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내놓았고, 우리사주조합은 당초안에 이사진을 한명 증원해 정부측 추천 인물을 이사로 선임하는데 동의함으로써 인선안을 타결했다.
한편 정부측은 이날 주총에 앞서 지난 9일 주주협의회 개최를 요청하고 우리사주조합에 전만길 사장을 비상임고문으로, 김삼웅 상무이사의 유임을 요청해 파란이 예고됐었다.
지난달 27일에도 재경부는 대한매일 경영진추천위원회가 유승삼 씨를 대표이사로 추천하자 복수 추천을 하지 않은 것과 경영진추천위원회의 대표성을 문제삼는 등 거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같은 정부측의 ‘인사 개입’에 대해 언론계 및 대한매일 사원들은 “언론개혁을 위해 정부소유매체의 독립을 추진하겠다던 정부가 특정인사를 이사로 선임하라며 인사에 개입하는 것은 시대역행적인 처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원들은 또 대한매일의 ‘진정한 독립’을 위해서는 독립언론에 맞는 2차 소유구조 개편이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민영화 이후 우리사주조합이 대한매일 지분 39%를 보유하게 되면서 최대주주가 됐지만 여전히 정부가 61% 지분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이사진 선임에 진통을 겪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수 있는 지분은 재정경제부(30.5%) 포항제철(22.4%) KBS(8.1%) 등 총 61%다.
언론노조 대한매일 지부 관계자는 “정부는 스스로 대한매일 ‘민영화 지지’, ‘언론개혁’ 운운이 허구임을 입증했다”며 “정부의 주권 행사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특정 인사를 잔류시키거나 청탁하는 식의 구태를 반복한 것은 현 정권의 도덕성마저 의심케 한다”고 말했다.